역사는 과거에 있던 일을 가감(加減)없이 또 기록자의 감정을 떠나 객관적으로 기록된 것을 말한다. 이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많은 역사가 기록자의 주관에 의해 쓰여졌음 을 부인할 수는 없다. 우리는 일본이 과거 주변국을 침략하고 민간인을 학살한 사실을 지금까지 왜곡하고 있는 것을 보며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과 이에 동조하는 일본 국민 들의 의식을 볼 수 있다. 또 중국이 동북아공정을 통해 역사를 비틀어놓고 있는 것을 보며 중국의 의도를 보게 된다. 이런 것을 비판하는 우리 또한 우리의 기록된 역사와 기록 되어지는 과정에 있는 역사가 객관적인지, 우리의 역사 인식은 균형잡혀 있는지, 기록된 역사와 역사 인식을 놓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

  역사에는 과거에 등장한 많은 선조들의 공과(功過)가 담겨있다. 공(功)과 과(過)를 통해 우리는 역사를 배우고 지혜를 얻는다. 만일 한쪽만 보게 되면 편견이 될 수 있고, 한쪽만 주장하면 편협한 역사 인식이 될 위험이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공적만을 강조하고, 내가 싫어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허물만을 들춰내는 모습을 보게 된다. 더구나 역사를 그 당시 상황에 따라 이해하고 해석해야 함에도, 오늘의 잣대로 그것도 주관적인 잣대로 평가하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여기에 정치적 해석과 평가까지 곁들어지면 역사는 다른 이야기가 되고 만다. 우리가 일본이나 중국의 왜곡된 역사 해석을 비판하면서 우리 자신이 자행하는 우리 역사의 왜곡은 당연시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우리의 일상도 그런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장점만 보이고 단점은 감춰주려고 한다. 반면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단점만 보이고 장점은 애써 외면한다. 그러다 보니 “끼리끼리” “우리가 남이가” “내로남불” “집단이기주의” “패거리 문화”라는 용어가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다. 이런 면이 미래지향적인 사회통합으로 가지 못하고, 이익집단에 의해 현실에 안주하고 심지어 퇴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사회란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그럼에도 서로 양보하고 절충하는 과정을 통해 그 사회의 목표를 이루어가는 것이 건강한 사회이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우리끼리’라는 폐쇄적인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공존(共存)에 위협이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사회는 ‘더불어’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사람들이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산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다른 상대의 의견도 존중해주는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 아울러 공정성을 기반으로 좌나 우로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인 시각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의 사회를 상생하는 사회로 만들어주고, 우리의 역사 인식을 바르게 하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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