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족'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어느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일까? '아무도 모른다'(2004),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등 계속해서 가족 영화를 연출해 왔던 일본의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2018)으로 가족에 대한 화두를 다시 한 번 던졌다. 영화 '어느 가족'은 그간 만들어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의 가족관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 번 거장의 품격을 선보였다.

  감독은 2016년에 발생된 ‘연금 사기’ 사건을 모티브로 작품을 구상하였다. 그렇기에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생계를 연명하는 부도덕적인 가족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영화 속 가족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들은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 선택된 관계라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할머니 하쓰에(기키 기린)의 아들과 딸로 구성된 평범한 가족 같지만 그들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다. 아이 역시 주워온 아이이며 생계를 위해서라면 아이에게도 거리낌 없이 좀도둑질을 시킨다. 교육은 자연스레 뒷전이 된다. 그들은 우연한 기회로 소녀 유리(사사키 미유)를 거두게 되고, 애정과 따뜻한 시선으로 그녀를 대한다. 유리에게는 친모가 있으나, 친모는 수시로 그녀를 폭행해왔다. 유리는 새로운 가족들에게서 평안과 안정을 찾고 있지만 유리에게는 친모가 있기에 이는 유괴이기도 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가족이 갖는 모순성과 부조리함에 집중한다. 이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힘든 전제이자 끊임없는 성찰을 요구한다. 이 기이한 가족은 분명 범죄 이력을 가지고 있는 결핍된 개개인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들이 가족으로 뭉쳤을 때 그들만의 애정과 사랑은 서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시킨다. 감독은 이들을 통해 가족의 유대관계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퍼즐은 혈연이나 도덕성이 아니라 서로를 보듬고 이해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피력한다. 비록 인생의 사각지대에 내몰린 연고가 없는 인간일지라도 서로를 보듬으며 의지할 때 가족의 조건과 의미는 빛을 발휘할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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