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8일(목)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중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 중 전달채널별 업무 처리 비중을 나타낸 표이다.
지난 3월 28일(목)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중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 중 전달채널별 업무 처리 비중을 나타낸 표.

  최근 은행 창구에서 종이가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 은행들이 금융거래에 쓰이던 종이 서식 대신 태블릿 PC로 대체하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시스템’을 전면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퍼리스 시스템 도입은 은행의 업무 효율성과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반면, 종이와 현금에 익숙한 계층을 소외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페이퍼리스 시스템은 고객이 작성해야 하는 각종 신청서 등을 종이서류에 기입하는 대신 태블릿 PC에 입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시스템 도입을 통해 은행은 △업무처리 시간 △행정 비용 △서류 작성 과정에서의 실수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3월부터 전국 1,130여 개 지점에 전자결재 시스템을 도입해 금융 업무에 필요한 100여 종의 종이서류를 없앴다. 농협은행은 이를 통해 연간 약 11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직원 당 30분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어 ‘KB국민은행’도 현재 750여 개 영업점에서 운영 중인 페이퍼리스 디지털 창구를 전체 1,055개 영업점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특히 ‘IBK기업은행’의 ‘IBK전자 문서 시스템’은 고객의 서류 작성을 자동 안내하고 필수 작성 항목이 입력되지 않으면 거래가 진행되지 않는다.

  은행의 디지털 창구를 이용하는 고객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은행 창구의 현금 거래도 줄었다. 지난 3월 28일(목)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중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은행 현금인출기를 이용해 업무를 처리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30.2%로 2017년 같은 달(34.7%)에 비해 4.5%p 하락했다. 또한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등록 고객 수 1억 4,656만 명으로 2017년 말 대비 8.5%p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금융 소외계층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김헌수 교수는 “업무 효율과 고객 편의 차원에서 은행들이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확대하면서 일부 고령층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며 “영업점의 일부 상담 창구는 기존 업무 방식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안내와 홍보를 통해 시스템을 정착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종이통장의 단계적 폐지도 추진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5년부터 ‘통장 기반 금융거래 관행 혁신’을 위해 종이통장의 단계적 폐지 방안을 추진해왔다. 현재는 2단계 방안이 시행 중이며, 신규 거래 고객은 종이통장 미발행이 원칙이지만 60세 이상의 고객이거나 고객이 원하 는 경우 종이통장을 발행해준다. 마지막 3단계 방안이 시행되는 내년 9월엔 고객이 종이 통장 발행을 요청하면 종이 통장 발행에 드는 원가의 일부를 부담하게 된다. 단, 60세 이상 고령 고객은 예외로 별도의 부담 없이 종이통장을 발행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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