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금)은 ‘아이다호 데이’, 일명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이었다. ‘아이다호 데이’는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가 동성애를 질병 부문에서 삭제한 것을 기념하여 지정됐다. 즉 의학적으로 동성애는 치료해야 하는 병이 아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동성애는 우리 사회에서 혐오의 이미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작년 9월 인천에서 열린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축제에 참가한 다수의 성 소수자들은 축제를 반대하던 사람들에게 폭행이나 성희롱을 당했다. 그들의 혐오가 단순한 혐오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본 기자는 동성애를 혐오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거나 문제가 된다고 여기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동성애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성 소수자에 대한 맹목적 혐오를 넘어 그들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점이다. 개인의 선호를 근거로 누군가를 사회적으로 차별하거나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기에 △미국 워싱턴 △프랑스 △대만 등 여러 곳에서 동성 결혼이 법제화된 것이다.

  근대 자유론의 대가인 존 스튜어트 밀은 그의 저서 『자유론』에서 개별적인 자유의 보장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밀은 “타인의 행복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사회의 권력이 행사될 수 있으나, 그때 권력의 원천인 다수자의 의지가 소수자의 이익 혹은 행복을 억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인간에게 자유가 있더라도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의미이다. 퀴어 축제에 대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밀의 관점에서 볼 때 누군가가 성 소수자들을 싫어하고 피하는 것은 그들의 자유다. 하지만 성 소수자들을 폭행하거나 희롱하는 것은 그들의 이익과 행복을 억압하는 행위다.

  물론 퀴어 축제가 개최될 때마다 논란이 되는 노출이 심한 의상, 외설적인 문구의 슬로건 등으로 인해 몇몇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낀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축제에서 언급된 문제들은 권리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방법을 사용해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성 소수자들이 지양해야 할 부분이며, 보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면 조화로운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강조하자면, 성 소수자들이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방법이 잘못됐을지라도 그들의 권리는 부정할 수 없다.

  우리는 그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차별하거나 배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 혐오하는 측도 혐오를 받는 측도 결국에는 같은 사람이다. 모두의 인권이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서로가 싫어도 존중할 줄 아는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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