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행하고 있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은 사진 및 동영상 공유를 위한 SNS 플랫폼인 ‘인스타그램’과 ‘~할만 하다’는 의미의 영단어 ‘able’을 결합해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뜻의 신조어다.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의 여부가 젊은 층의 새로운 소비 기준이 되면서 △외식 △카페 △여행 △쇼핑 △전시 등 다양한 업계에서 ‘인스타그래머블’을 활용한 마케팅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인스타그래머블을 활용한 마케팅 방법을 고안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계는 요식업 계에 포함되는 카페다. 실제로 음료나 디저트의 맛이 좋아 손님들이 찾는 카페도 있는 반면,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탄 카페는 맛과 더불어 분위기 있는 공간 등의 좋은 사진을 찍기 적합한 여건을 갖추고 있어야 온라인 상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10년 동안 목욕탕으로 이용되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카페로 운영 중인 ‘문화장’이다.
10년 동안 목욕탕으로 이용되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카페로 운영 중인 ‘문화장’이다.

  카페에서 인스타그래머블 마케팅은 주로 공간과 메뉴 2개 분야로 나타난다. 과거에 목욕탕이었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활용한 ‘목욕탕 카페’가 특이한 인테리어로 인스타그래머블 공간을 형성한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러한 인테리어를 채택한 일부 매장이 곰팡이가 핀 타일과 수도꼭지를 별도의 공사 없이 그대로 노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더티 커피’는 인스타그래머블을 활용한 한 카페의 대표 메뉴로, 커피가 잔을 넘어 잔 받침까지 흘러내린 모양새가 독특해 인스타그램 상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여행 관련 업계도 인스타그래머블 마케팅의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호텔업계는 외관 및 시설 등을 보기 좋게 갖추고 여행객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호텔 뷔페 역시 사진이 잘 나올 수 있는 메뉴를 선정해 홍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전시업계는 전시회 기획 단계부터 인스타그래머블한 전시회라는 점을 강조해 홍보 효과를 고려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에는 ‘너의 프사(프로필 사진)를 책임져줄 전시회 추천’, ‘찍기만 하면 인생사진 건지는 전시회’ 등의 문구를 활용해 인스타그래머블 전시회를 선호하는 고객을 겨냥한 홍보 게시물이 업로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김은아 뉴미디어홍보 담당자는 “인스타그램은 이미지 중심의 매체라서 전시 홍보에 효과적”이며 “사진 찍는 소리가 관람에 방해될 수는 있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전시의 문턱을 낮추는 등의 장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대림미술관 한정희 실장은 “작품의 경이로움이나 감동, 깨달음 등을 느꼈을 때 그 전시회를 오래 기억하고 싶어지고, 사진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또한 “포토존을 잘 만드는 게 경쟁력이 있는 게 아니라 잘 만든 전시회가 우선이다”라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도 인스타그래머블 마케팅은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건강음료 브랜드 ‘더티 레몬’은 높은 천장에 사람 키만한 식물과 전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형 거울을 배치하는 등  독특한 매장 인테리어를 채택해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로 유명세를 탔다.

  영국에 위치한 ‘에블린스 카페 바’ 역시 천장에 매달려 길게 늘어지는 식물과 화사한 조명이 배치돼 있다. 또한 벽돌로 이뤄진 벽과 같이 독특한 매장 디자인 때문에 인스타그래머블 공간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다수 방문한다. 에블린스 카페 바의 매니저는 “인스타그램 프렌들리는 이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핵심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는 “인스타그램에서는 말초 신경을 단숨에 자극하는 ‘1초 게임’에 최적화한 이미지 전쟁이 벌어진다”며 “동선·분위기·향기·서비스에 관한 정보가 배제된 채 특정한 경향의 이미지로 설계된 공간에서는 제대로 된 경험을 바라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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