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들이 대학원 정원 미달로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 수년 째 계속되고 있다. 대학이나 학과에 따라 증감에 대한 차이는 다소 있을지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 특히 석사 과정 지원 분야에서 많은 대학들이 대학원 운영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서울 유명 대학들도 이미 오래전부터 본교생 대신 타교생들로 정원을 채워 대학원 과정을 꾸려 왔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다른 대학들은 외국 유학생들을 받아 들여 대학원 과정을 운영해 왔지만 최근에는 그마저도 힘든 상황이 되었다. 이는 대학들이 대학원의 양적인 팽창에 치중하고, 학문 연구라는 본래의 목적과 함께 정원을 늘려 열악한 재정을 보충하려는 의도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여파로 볼 수 있지만 학령인구가 본격적으로 감소하여 대학 진학률마저 떨어지는 지금은 보다 근본적인 시각에서 대학원 운영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한 때다.   

  본교의 상황도 좋지는 않아 석사과정 분야의 지원자 숫자나 비율이 박사과정 분야 지원자의 숫자나 비율에 비해 턱없이 낮은 상황이다. 협동 과정을 제외한 계열별 석사과정 지원자 분표를 보면 인문·사회·경상계열의 지원자 수가 자연·공학계열 지원자 수보다 곱절이 많다. 개별 학과가 모두 특성이 다르기에 지원자 수의 다소가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과목의 성격 상 실험실 운영 등 대학원생이 필요한 공학계열의 석사과정 지원자 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학문의 후속 세대 양성은 차치하더라도 대학원 운영 뿐 아니라 학부 수업에도 지장을 주기에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본부와 학과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에 해결책 마련이 쉬워 보이진 않는다. 무엇보다도 대학원 진학이 주던 여러 이점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기에 학부생들이 앞으로도 대학원에 진학할 비율은 더 감소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예전의 상황을 기준으로 대학원을 운영하려는 것은 무리인 만큼 진학할 학생들에게 보다 더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문 후속 세대 양성도 중요하지만 수요자가 없다면 과감히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당장의 장학금보다는 졸업 후 안정된 미래를 원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얻기가 결코 쉽지는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정원을 충원하는 것도 이미 여러 대학에서 숱한 문제점을 보였기에 좋은 대책은 아니다. 

  모든 학과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대책은 없다. 학과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학문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학원 교육보다는 학부 교육에 더 치중해도 크게 문제가 없는 학과도 있고 대학원 존립이 중요한 학과도 있는 만큼 각 학과가 마주한 어려움을 경청하고 학과의 결정을 존중하며 현실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아울러 차제에 숭실 구성원들이 모여 숭실이 지향할 방향이 교육중심인지 연구중심인지에 대해서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분하고 냉정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어느 한 쪽을 선택한다고 다른 한 쪽을 내치는 것은 물론 아니며 다만 어떤 방향이 숭실이 키워내는 학생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지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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