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대학(이하 자연대) 체육대회를 앞두고 물리학과 학생회가 1학년 학생은 체육대회에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공지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18일(토) 자신을 물리학과 소속 학생이라고 밝힌 익명의 작성자 A 씨가 페이스북 페이지 ‘숭실대학교 대나무숲’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물리학과 학생회가 학과 행사 참여를 강요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작성자는 “유고결석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그 시간에 수업이 있더라도 체육대회에 참석할 것을 강요한다”고 밝혔다. 또한 게시글에는 체육대회 필수 참여에 이은 참가비 납부와 학과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려면 자퇴하라는 학생회 구성원 B 씨의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도 포함됐다. 체육대회 참가비는 단체 티와 점심 식사용 햄버거 배부를 위한 비용이며, B 씨의 발언은 A 씨의 친구가 체육대회에는 참석하되 참가비는 내지 않아도 되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물리학과 김현서(물리·17) 학생회장은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한 후 △체육대회 필수 참여 △학생회 일원의 발언 △체육대회 참가비에 대한 해명글을 게시했다.

  김 학생회장은 해명글을 통해 “행사도 참여하고 싶고, 공부도 놓치고 싶지 않은 학우들을 배려하고자 이러한 타협점으로 필수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회 일원의 발언은 친구 사이에 주고받은 농담이며, B 씨가 당사자인 A 씨의 친구에게 사과함으로써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이어 참가 비용에 대해서는 학생회비 미납부자에 한해서 참가비 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고 공지했으며, 이는 학생회비 납부자와 미납부자의 차등을 주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게시글이 게재된 직후 물리학과 학생회는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투표를 통해 체육대회 참가 여부를 다시 조사했다. 참가 여부를 재조사한 결과, 체육대회 참석자는 44명에서 37명으로 줄었다. 이어 참가비와 관련해, 단체 티는 학생회비로 구매하기로 결정됐다. 또한 햄버거의 경우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변경돼 학생회비 미납부자 중 희망자만 햄버거 값에 해당하는 4천 원을 납부하도록 했다. 이후 김 학생회장은 지난 20일(월) 1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강의실을 방문해 체육대회 필수 참여 공지와 체육대회 관련 공지를 충분히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김 학생회장은 “필수 참여라는 단어는 강제성을 띠는데, 그 단어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한 데 있어서 실수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 학생회장은 “타 학과(부)의 조언을 받아 앞으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신설해 소통을 진행하겠다”며 “공지 시 자세한 내용을 충분히 전달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학우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많은 상황들을 고려하다보니 제일 기본적인 것들을 놓치게 됐다”며 “앞으로 있을 공식 행사 진행에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본교는 체육대회를 공식행사로 구분해 유고 결석 인정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학생서비스팀 고진희 계장은 “체육대회 시 일부 학생들이 유고 결석계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체육대회를 진행하는 주체인 학생회가 책임감을 가지고 명확하게 참가 학생 명단을 넘겨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고 결석계는 공식적인 사유에 대해 승인을 해줄 뿐 출결에 대한 최종 권한은 교수님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