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열린 창’과 ‘닫힌 창’
게임의 ‘열린 창’과 ‘닫힌 창’
  • 성정환 교수 (글로벌미디어학부)
  • 승인 2019.06.03 02:58
  • 호수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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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 자동차의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스마트 자동차를 대변하는 키워드라면 ACES, 즉 ‘자율(Autonomous)’, ‘연결(Connected)’, ‘공유(Shared)’, 그리고 ‘전기(Electric)’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나는 또 다른 중요한 키워드로 ‘확장(Expandable)’을 꼽는다. 스마트 자동차가 단순히 운송 수단의 기능을 넘어 독서, 휴식, 회의 등 기능의 확장을 불러올뿐더러, AR HUD등 증강현실 기술이 접목함에 따라 공간성의 확장 또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VR/AR기술이 적용된 게임에도 위의 키워드가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 첫째, 게임의 자동화기능은 사용자에게 단순노동과 같은 불필요한 작업을 최소화하고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둘째, 게임의 연결성은 게임을 통해 세상과의 연결, 타자와의 연결을 더욱 촉진시킬 것이다. 셋째, 게임의 확장성은 사용자의 지각 가능한 공간범위를 확장시키고, 감각의 수용범위 또한 확장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게임의 공유성은 사용자로 하여금 더 많은 정보의 공유를 촉진시키는 동시에, 가장 중요한 감정의 공유, 즉 공감을 촉진시킬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특징들을 살펴보면 정보의 확장, 정보의 자동화, 정보의 연결, 정보의 공유 등 대부분 정보에 관련된 것들이다. 그러나 한 가지 예외적인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감정의 공유, 즉 공감일 것이다. 어쩌면 앞의 모든 특징들은 공감을 위해 존재하는 수단들일지 모른다. 특히 공감적 기능은 VR보다 AR이 그 매체의 특성으로 인해 보다 적합하다 할 수 있다. 왜냐면 VR이 가상의 아바타를 통해 공감적 기능을 구현한다 할지라도 결국 VR은 ‘닫힌 창’으로서 타자와의 공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AR은 ‘열린 창’으로서 세계와의 소통, 타자와의 소통이 가능하기에 공감적 기능을 구현하기에 보다 적합한 매체라 할 수 있다. 

  융합연구정책센터(2018)에서 분석한 AR의 2020년 세계시장규모전망은 VR(20%)의 세 배를 넘긴 60.3%에 해당하고 2021년은 그 시장규모가 약 600억 달러, 즉 한화로 7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왜 그럴까? 나는 가장 큰 이유를 앞에서 이미 언급한 ‘열린 창’이라는 특징에서 찾는다. VR은 몰입에서 강점을 가진 반면, AR은 소통에 강점을 두고 있기에 더 높은 적용 가능성을 갖는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은 과연 우리가 지금까지 접한 AR 콘텐츠에서 타자와의 공감을 가능케 한 열린 창으로서의 역할을 본 적이 있는가?

  지금까지 소개된 AR기반 콘텐츠를 보면, 정보를 인식하고 전달하는 기반이 대부분 공간, 혹은 오브젝트에 있었다. 따라서 AR은 그 매체적 특징이 외부와의 소통이 가능한 열린 창임에도 불구하고, 소통의 대상이 공간과 물체에만 국한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소통이라 할 수 없다. 만약 열린 공간에서 혼자 벽을 보고 얘기하고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열린 창이라 할 수 있는가? 
 

  AR의 가장 성공적인 콘텐츠라 평가받는 ‘포켓몬고(Poketmon Go)’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게임이 국내에 출시한 지 5개월 만에 사용 자수가 6분의 1수준으로 떨어져 2016년 7월 DAU(일일 사용자수)가 2,850만 명에서 12월에 500만 명, 2017년 2월에는 45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급감하는 가장 큰 이유로 콘텐츠의 부재를 꼽고 있는데, 나는 단지 그 이유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포켓몬고’ 또한 사용자가 혼자 공간을 배회하며 즐기는 일인용 게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포켓몬고’를 개발한 ‘나이어틱’사는 이 점을 간파하고 소셜 기능을 강화한 업데이트 버전을 출시하였다. 친구와 팀을 만들어 배틀을 하거나 레이드배틀에 참가하는 기능, 다른 트레이너와 포켓몬의 자유로운 교환 등 커뮤니티 강화 기능은 한동안 100위 밖에 머물렀던 ‘포켓몬고’를 다시 20위로 끌어 오르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R이 열린 창으로서의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소통의 중심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새로 업데이트된 ‘포켓몬고’도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다수의 사용자가 인터랙션을 벌이는 경험을 공유하는 단계에서만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열린 창’의 역할을 다한다고 생각한다. 5G기술은 AR의 특징을 구현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역할은 어떠한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으로 AR의 특성을 극대화시킬 것인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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