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 사람, 모난 기계
모난 사람, 모난 기계
  • 송기영 교수 (기계공학부)
  • 승인 2019.09.02 00:00
  • 호수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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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①: 진리관 107호의 균열
그림①: 진리관 107호의 균열
그림②: 둥근 모서리의 항공기 창문
그림②: 둥근 모서리의 항공기 창문
그림③: 균열에 약한 하트
그림③: 균열에 약한 하트
그림④: 균열에 강한 하트
그림④: 균열에 강한 하트

  우리는 흔히 성격이 예민한 사람을 ‘모가 난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모난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주변에 불편함이나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어쩌면 자기 자신도 그만큼의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안쓰러워 보인다.

  인간이 그렇듯 기계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공학 용어에도 스트레스(Stress)라는 명칭이 정식으로 있으며 우리 말로는 ‘응력(應力)’이라고 번역된다. 스트레스는 사람을 괴롭히기도 하지만 기계도 괴롭힌다. 특히 모난 성격의 사람들처럼 모난 기계들도 스트레스를 쉽게 받아 고장이 잘 난다. 기계의 스트레스는 특히 모서리 부분에서 높게 발생하는데 그 결과는 균열이고 이 균열이 커지면 기계가 부서진다. 그 사례를 한번 살펴보겠다.

  모서리의 비극-여객기 시장에서 퇴출당한 영국

  지금 비행기하면 떠오르는 회사는 아마도 미국의 보잉과 프랑스의 에어버스일 것이다. 사실 60년 전 만 해도 영국의 드해빌랜드사의 ‘코멧’이라는 항공기가 세계 최초의 제트 여객기이자 뛰어난 승차감과 안정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정기 노선으로 취항한지 1년만인 1953년부터 매년에 한 번 이상 원인 불명의 추락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영국 기술력에 큰 상처를 입자 당시 수상 처칠은 ‘영국 은행의 금고가 텅 비어도 괜찮으니 어떻게든 철저한 원인을 분석하라’라는 작심한 듯한 발언을 하기 이른다. 이에 ‘민관군’이 달려들어 바다 깊숙한 곳에서 추락한 기체 잔해를 끌어올리고 수년간 분석한 결과 원인은 네모난 창문의 모서리였다. 이곳에서 균열이 서서히 진행되다 갑자기 비행기를 두동강 낼 정도로 갑자기 균열이 커진 것이다. 이런 창틀의 모서리는 비단 비행기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관찰된다. 그림①처럼 진리관 107호 강의실의 출입문 모서리에 균열을 볼 수 있다. 이런 균 열은 대부분 모서리의 대각선 방향으로 발생하여 진행 된다.

  이런 균열을 방지하는 방법을 어떤것이 있을까? 어려운 공학 이론과 물리 법칙을 생각하기 전에 우리 생활을 둘러보자. 모난 친구에게 우리는 흔히, ‘왜 그렇게 까칠하게 그래? 둥글둥글하게 살자.’라고 얘기한다. 이 이야기가 기계에도 적용된다. 직각인 모서리 부분을 둥글게 만들면 기계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즉, 균열이 잘 가지 않는다. 지금 이 글을 비행기 안에서 쓰고 있는데 옆을 보니 그림②처럼 창문 모서리가 둥글다. 예리한 모서리 부분은 스트레스를 한곳에 집중시켜 기계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지만 둥근 모서리 부분은 그를 완화 시킨다.

   이런 예리한 모서리 부분은 사랑에서도 마찬가지다. 연인이 예민하고 까다롭게 나를 대한다면 처음에는 좀 견딜만하다가 결국 그 사랑이 깨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을 표현할 때 하트를 그림③처럼 표현하기도 한다. 상대방의 실수나 서툰 사랑에도 관용을 베풀며 그림④처럼 둥글둥글하게 사랑한다면 좀 더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하지 않을까? 둥글게 평온하게 사는 것, 이것은 이미 공학에서도 기계의 수명을 통해 증명되었다. 우리 이번 학기는 조금만 더 둥글게 살아보자.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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