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대한민국을 밝힌 촛불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대한민국을 밝힌 촛불
  • 김이슬 기자
  • 승인 2019.09.09 02:46
  • 호수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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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6년 11월 1일(화), 본교 학생회관에 “민족 숭실, 시국선언”이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당시 교내 3주체(△총학생회 △교수협의회 △직원 노동조합)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최 씨의 국정개입에 대한 대학가 시국선언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시기였다. 이화여대가 최초로 시국선언을 발표한 데 이어 △부산대 △건국대 △한성대 △한국외대 △숙명여대 △한양대 △경희대 △중앙대 등 전국 95개 대학에서 시국선언이 진행됐다. 3년여 후인 지난달 29일(목),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법적 판결이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의혹에 관한 법리적 판단이 사실상 일단락된 것이다. 청와대와 비선 실세, 승계를 위한 기업과 정치권력의 유착,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밝힐 때까지 이어진 촛불집회. 국정농단 사건의 흐름을 짚어봤다.

  스포츠 재단 의혹 보도, ‘최순실 게이트’ 오픈
  지난 2016년 9월 20일(화) <한겨레> 신문 1면에 ‘미르·케이 스포츠 재단’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가 실렸다. <한겨레>는 재벌들이 수백억 원을 투자한 해당 스포츠 재단 배후에 최 씨가 있고, 친분이 있는 단골 마사지 센터 원장을 미르·케이 스포츠 재단 이사장 자리에 앉혔다고 보도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비선 실세’ 최 씨가 처음 등장한 것이다.
  이후 국정 농단은 △한겨레 △TV조선 △JTBC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2016년 8월 TV조선은 “대기업들이 정체 모를 두 재단에 수백억 원을 ‘묻지 마 지원’했는데, 여기에 청와대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박 전 대통령이 개입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JTBC는 그해 10월 24일(월), 최 씨가 사용한 태블릿PC를 입수해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이 연설하기 전에 연설문을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비선 실세 최 씨의 국정 개입이 드러나자, 청와대도 더는 부인할 수 없게 됐다. JTBC의 보도 직후 10월 25일(화) 박 전 대통령은 1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연설문 유출 등 일부 인정했다. 이후 검찰은 최 씨 관련 의혹을 조사하는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했고 독일에 있던 최 씨를 귀국시켰다. 또한 안 전 경제수석과 정호성 전 비서관 등 청와대 주요 인사를 긴급체포하고 그해 12월 1일(목)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특검을 구성했다.

  어두운 사회 밝힌 촛불 집회 “박근혜는 하야하라”
  
지난 2016년 12월 3일(토), 광화문에는 주최 측 추산 170만 명의 시민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232만 명의 시민이 광장으로 나왔다. 그해 10월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에 대해 분노했다. 박 전 대통령은 3차 대국민담화에서 “임기 단축을 포함해 진퇴 문제는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다며 끝까지 버티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야’, ‘퇴진’ 구호가 ‘탄핵’으로 바뀐 시점이다. 이어 지난 2016년 12월 9일(금) 열린 국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찬성: 234표 △반대: 56표 △무효: 7표 △기권: 2표로 가결됐다. 
 

지난 2017년 3월 1일(수)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18차 촛불집회 모습이다.
지난 2017년 3월 1일(수)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18차 촛불집회 모습이다.

  최 씨와 자녀 정유라 씨가 청와대 권력을 등에 업고 누려온 특혜는 대한민국 국민의 분노를 끌어올렸다. 지난 2016년 9월 말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최 씨의 자녀 정 씨의 이화여대 학사 비리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다. 2015년에 이화여대 체육학과에 입학한 정 씨가 입학 및 학교생활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정 씨의 담당 교수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 정 씨에게 학점을 주었다. 당시 교육부가 발표한 특별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 씨는 입학 과정에 부정이 있었고 학사관리에서도 특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사 비리에 분노한 이화여대 학생들은 시위를 통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을 사퇴시켰다. 또한 대기업 삼성전자는 정 씨에게 말 구입비 수십억 원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민들은 이 부회장이 최 씨의 자녀 정 씨에게 제공한 승마 지원금은 부정청탁이자 뇌물이라고 보았다.

 

지난 2016년 8월 이화여대에서 1만여 명이 넘는 재학생 및 졸업생이 최경희 총장의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이화여대에서 1만여 명이 넘는 재학생 및 졸업생이 최경희 총장의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헌법재판소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지난 2017년 3월 10일(금), 헌법재판소(이하 헌재)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대통령을 파면한다고 선고했다. 최종적인 탄핵 결정을 위해서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을 진행해야 한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의 사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해선 안 된다는 헌법정신에 근거한 결과였다. 헌재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파면된 첫 대통령이 됐다. 광화문 광장에 모여 변화를 외쳤던 촛불 시민들의 승리였다.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법치’를 외면한 국정농단 인물들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절차가 진행됐다. 지난 2016년 10월 국정농단 사건은 서울중앙지방검찰성 형사8부에 배당됐다. 곧바로 국정농단 특별검사팀과 검찰 특별수사본부(2기)를 거쳐 6개월 넘게 수사가 진행됐다.
  청와대와 행정부를 시작으로 △삼성 △롯데 △에스케이(SK) 등 재계와 문화계·교육계로 수사 폭이 확대됐다. △정부 국정철학과 반대되는 문화예술계 인사 지원 배제 △이화여대 입학·학사비리 △세월호 7시간 관련 청와대 비선진료 의혹 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부 비판 성향을 가진 문화예술인을 배제하는 명단인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 △문화체육관광부 조윤선 전 장관 등 13명이 구속됐고, 30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삼성과 롯데 등 대기업이 기업 편의를 바라고 미르·케이 스포츠 재단 등에 거액의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도 드러났다. 앞서 구속된 최 씨에 지난 2017년 2월 17(금)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으며 이어 3월 31일(금)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 
 

지난 2016년 11월 본교 학생회관 앞에서 교내 3주체(△총학생회 △교수협의회 △직원 노동조합)가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지난 2016년 11월 본교 학생회관 앞에서 교내 3주체(△총학생회 △교수협의회 △직원 노동조합)가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서울중앙지법 “피고인 박근혜, 징역 24년 선고”
  
지난해 4월 6일(금), 박 전 대통령 재판 1심의 결과가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는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의 실형과 180억 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232억 원의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됐으며 혐의 18개 가운데 16개에 대해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김세윤 재판장은“다시는 대통령이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함부로 남용해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승계작업 등 삼성 관련 제3자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정됐다.
  2심 재판부는 형량을 더 늘려 징역 25년 및 벌금 200억 원을 선고했다. 1심과 달리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해달라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보면서, 제3자 뇌물 혐의 인정액이 더 늘었다. 지난해 2월, 최 씨는 1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 원을 선고받고 2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 원을 선고받았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10월부터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 보복”이라며 모든 재판을 거부했다.

  대법원, 박근혜 전 대통령 2심 판결 파기환송
  
지난달 29일(목) 대법원의 최종 선고가 진행됐다. ‘국정농단’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 원을 선고한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1·2심 재판부가 뇌물 혐의를 다른 혐의와 구별하지 않고 징역형을 선고하는 오류를 범했으며, 이는 위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목) 대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선고하고 있다.
지난달 29일(목) 대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선고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임 중 직무와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등의 죄를 범한 경우 다른 죄와 분리해 선고받게 된다. 그러나 1·2심 선고 당시  뇌물죄와 다른 죄인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 등을 함께 선고했기 때문에 이를 분리해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4년을 받았고, 2심에서 징역 1년이 늘어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개입 2심(징역 2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2심(징역 5년)을 합쳐 현재까지 총 형량은 징역 3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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