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당연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당연하게 아침을 맞고, 식사를 하고, 학교 혹은 직장에서 일과를 채우거나 여가 시간을 보내고, 침대에 누워 하루를 마무리할 것이다. 오늘의 하루는 어제와 비슷하고 그렇게 당연히 내일도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누구나 보내는 평범한 일상을 당연하게 보낼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사실 당연하지 않다. 우리가 당연시하는 평범함을 갈망하는 누군가가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보는 사물, 듣는 소리, 먹는 음식, 걷는 걸음은 누군가에겐 일상이 아니다. 매일 당연하게 만나는 가족과 친구도 누군가에겐 간절하게 원하는 어떤 것이다. 부모님께서 매일 차려주시는 식사 역시 당연한 일이 아니며, 식사에 담긴 부모님의 수고도 결코 당연시될 수 없다. 우리가 깨끗한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도, 눈이 온 날 눈길을 걷지 않는 것도 누군가의 수고가 녹아있는 덕분이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보이지 않는 수고로움으로 인해 유지될 수 있다. 우리는 일상 속 모든 것에 단지 익숙해졌을 뿐, 그것은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당연함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당연한 일은 없다. 당연한 일은 사실 당연하지 않다. 당연한 일은 감사한 일이며 당연한 일이 당연할 수 있다는 건 더없는 축복이다. 아무런 불편 없이 하루를 시작하고 마칠 수 있음 자체만으로 우리는 감사함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을 돌이켜보자. 불평과 불만만 늘어놓지 않았는가. 차가 막힌다며,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다며, 먹을 반찬이 없다며, 돈이 없다며, 시간이 없다며.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은 그토록 늘어놓으면서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만큼 감사해 하고 있는가.
뇌척수막염의 여파로 청각과 시각을 잃은 헬렌 켈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나의 장애에 대해서 신에게 감사하다. 이 장애를 통해서 나는 내 자신과 내 일과, 나의 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장애가 있더라도 감사할 줄 아는 헬렌 켈러의 삶이 장애는 없으나 불평으로 가득한 우리의 일상보다 행복할 것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것들이 과연 정말 당연한 것인지 한 번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지 않다면 감사한 마음을 갖고, 그것이 누군가의 수고에 의한 일이라면 감사함을 표현해보자. 아마 당신은 매순간 감사하게 될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 당연한 일에 대해서도 감사할 줄 아는 작은 마음의 변화가 당신의 일상을 행복으로 충만하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무더운 여름이 어느덧 끝자락에 섰고, 선선한 바람과 함께 가을이 찾아오고 있다. 일상 속에서 감사함을 느끼고 표현한다면 이내 쌀쌀해질 날씨에도 마음만은 여전히 따뜻하지 않을까. 당연한 감사함으로 따뜻하고 행복한 하루하루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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