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우문현답’이란 말을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고 해석하곤 한다.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일종의 경구다. 필자는 기업인들과 함께 하는 포럼 현장을 종종 찾는다. 책이나 논문에서 알 수 없는 현장의 문제점들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경제나 경영학도들에겐 경제 현장 정보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업인들의 대학을 향한 볼멘소리 중 하나가 경제 현장에 대한 학생들의 기본지식이 약하다는 것이다. 

  필자가 안타깝게 생각한 것은 대다수의 경제 및 경영 전공 학생들조차도 경제 신문을 안 읽는다는 점이다. 4년간 많은 경제 이론을 배우지만 정작 경제 신문에 나오는 각종 경제 정보가 시사하는 경제적 의미를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이런 간극을 메꾸고자 지난 20여 년간 수업시간에 경제 신문을 부교재로 활용해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파이낸셜뉴스’에서 경제 신문을 수업 부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 감사하다. 처음에는 종이 경제 신문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마지못해 읽지만 학기말에는 많은 학생들이 경제 신문의 행간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강의평가서를 보면 경제 신문 읽는 것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는 학생들이 많다. 

  금년 여름 방학기간에 경제 신문 부교재 활용 결과에 대한 조그만 성과가 나타났다. 매년 한국은행에서 주최하는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2019통화경시대회’에서 우리 경제학과 재학생들로 구성된 팀 Will B.O.K이 장려상을 수상하였다. 전국의 경제학과 학생들 사이에선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 권위있는 경시대회이다. 한국은행이 2003년부터 매년 주최하는 대회로 금년이 17회째인데, 그간 숭실대 학생들이 수상한 적이 있지만 오래간만에 수상하게 되어 기쁨이 더하다. 

  필자도 경시대회 현장에 지도교수 자격으로 가봤다. 우리 학생들이 잘 대처하는 모습에 뿌듯하였다. 현직 금융통화위원인이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발제 후 10분간 송곳 질문을 퍼부었지만, 우리 학생들이 잘 대답하였다. 질문의 대부분이 현재 경제 신문에서 다뤄지고 있는 경제 뉴스와 관련된 시사적인 것으로 교과서만 읽어선 결코 답변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론과 경제 현상(현장)을 알아야 하는 고난도 질문들이 많았다. 금번 수상한 학생들이 그동안 경제 신문을 읽고 토론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간증하고 있다. 

  모든 수업에서 현장을 강조할 필요는 없지만, 현장이 중시되는 곳에선 현장을 떠난 이론만의 교육으론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 올 가을학기에도 “우문현답”을 외치면서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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