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에 대한 경각심 저하 우려도

카카오뱅크의 비상금대출 광고. 별도의 인증 절차 없는 간편한 대출을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비상금대출 광고. 별도의 인증 절차 없는 간편한 대출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월 24일(월)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대출 보유 1인 가구 중 1천만 원 미만의 소액 대출 보유 비중이 약 23%를 기록했다. 이에 보고서에서는 상대적으로 저연령대에서 소액 대출 이용률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20대 사이에서 ‘소액 신용 대출’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러한 소액 간편 대출 상품이 빚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소액 신용 대출은 인터넷 전문 은행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대표적인 인터넷 전문 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만 19세만 넘으면 별도 심사나 공인인증서를 통한 절차 없이 연 3.29% 금리로 최대 3백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상품인 ‘비상금대출’을 출시했다. 이는 지난해 말 총 대출 액수 11조 3천 억 원을 달성하며 간편함을 강점으로 빠르 게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인터넷 전문 은행의 주도로 모바일 소액 신용 대출이 활성화된 후 최근 시중 은행에서도 젊은 고객층에 주력하는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별도의 서류 제출이 필요 없는 ‘우리 비상금 대출’과 ‘하나원큐 신용 대출’이라는 모바일 대출 상품을 출시했고,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그룹 내 대출 상품을 한 번에 모아 보는 서비스를 내놨다.

  그러나 소액 신용 대출의 간편한 대출 방식이 부채에 대한 경각심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신용 관리가 미숙한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의 경우 소액이라 하더라도 연체나 상환 불능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 당 김병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연령대별 대부업 개인 신용 대출 현황’에 따르면 연체율은 20대가 7.0%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가 6.6%, 40대는 5.7%,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5.2%였다. 이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김은정 팀장은 “경제적으로 독립되지 않은 대학생 등이 충동적으로 대출 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다”며 “대출 집행 과정에서 제한을 두는 방식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액 신용 대출의 확대가 지난해부터 가계 부채 감소를 위해 대출 억제 정책에 나선 정부와는 상반된 전략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가계 부채는 1500조 원을 넘은 상태로, 정부와 중앙은행은 대출 억제를 위해 지난해부터 대부업 광고에서 ‘한 번에’, ‘무서류’ 등 간편 대출을 암시하는 문구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60초 대출’과 같은 문구를 삭제 조치하기도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금융교육은 금융감독원과 금융권 협회 등 민간기관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의무교육 과정의 경우 금융과목이 별도 교과목으로 편성돼 있지 않아 관련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