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시대, 인간의 일』구본권 저
『로봇시대, 인간의 일』구본권 저

  본 책에서 다룬 내용 중 필자가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주제는 “로봇은 언젠가 인간을 위협할까?”이다. 필자는 로봇에게 그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신체적인 스펙을 비교했을 때 여러 가지 측면에서 로봇은 인간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설계를 할 때 인간을 해치지 않는다는 조건을 넣더라도 로봇이 살인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지 않을거라 확신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개발에 반대하고 싶지만 인공지능 로봇들이 사람들이 꺼리는 직종에서 일할 때 경제적 효익이 매우 크다고 본다.

  필자는 언젠가 양산형 소설을 인공지능이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가장 많이 소비되는 소설 장르는 로맨스이며, 당장 한국의 드라마만 봐도 소설의 변형임을 알 수 있다. 경제적 장점을 보이고 양산형으로 빠르게 뽑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언젠가 소설의 범위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로맨스 같은 분야에만 한정된 이야기다. 로맨스와 달리 철학같은 분야는 결국 사람이 쓴 책만이 판매될 것이다.

  내가 가지고 싶은 직업 또는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직업은 10년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제 대학 졸업장은 필요 없어질까? 무인 자동차에 운전대를 넘길 수 있을까? 로봇이 나보다 똑똑해지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자동화된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제2의 기계 시대’, 인공지능이 인간의 기억과 학습 능력을 뛰어넘은 ‘외뇌 시대’는 이미 도래한 미래다. 인간이 만들어낸 도구가 노동과 지식을 재편하며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는 시대에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이러한 의문들을 우리에게 던진다.

  <로봇 시대, 인간의 일>은 IT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기술과 사람이 건강한 관계를 구축할 방도를 모색해온 디지털 인문학자가 내놓은 질문들이다. 저자는 인공지능 로봇 시대라는 문명사적 전환에 대해 거대한 물음을 던지기보다 내일 우리가 맞닥뜨릴 현실을 구체적으로 질문한다. 10가지의 미시적 질문들이 엮어낸 미래에 관한 생생한 지도는 새로운 기술 정보와 떠오르는 이슈에 대한 파편적 접근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거시적 안목과 실질적 교양을 제공한다. 이 책은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는 로봇 시대를 항해할 지표가 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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