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슈팅스타 총학생회에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프롤로그’라는 교육공동행동 캠페인을 내세웠다. 프롤로그에는 작년 총학생회 경선 때부터 양측 선본이 주장해왔던 ‘엄격한 재수강 제도 정상화 공약’이 포함되어 있다. 재수강을 하려면 구태여 학점을 낮추거나 열심히 한다 해도 A를 받지 못하는 실정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학생들은 해당 공약의 필요성에 공감 중이다. 

  실제로 본교는 학점이 짠 학교에 속한다. 베리타스 알파에 의하면, 학점 인플레이션 최소대학 222교 중 숭실대는 56위를 차지했고 전체 졸업생 21.8%만이 백분율 90점 이상을 취득했다. 한편 학생들을 학점으로 억압하는 학교 측의 입장도 공감이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학점을 후하게 줄수록 대학교육의 신빙성은 떨어지고 성적은 천편일률적이게 되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고스란히 불이익을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학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써 성적의 엄정성을 유지하자는 견해다. 그럼에도 학생들에게는 이러나 저러나 취업이 어렵고 당장에 낮은 학점을 복구하기 급급할 것이다. 

  우리는 이때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학교가 학생의 말을 안 들어주는데 어쩌라는 거지?’ 그렇다고  해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본교를 상대로 싸우자는 식의 접근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혜롭지 못하다. 

  우리는 팩트와 현실에 기반한 주장으로 학교를 진정성 있게 설득해야 한다. 현 총학생회는 학교가 교육부의 평가에 대해 성적에만 치중하기보단 낮은 전임교원 확보율을 개선하는 등 그 외의 방안에 초점을 맞추길 바란다. 그러나 학교는 등록금 동결로 재정이 삐걱대 학생들의 등록금을 더 인상시키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서 설상가상으로 교원을 더 확보하라 주장하는 것은 학교뿐 아니라 재정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우리가 학습권을 보장받기 위해 학교를 설득할 방법은 첫째, 타 학교의 사례를 보여주며 본교가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합의점을 제시하는 것. 단국대학교도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한 재수강 제도로 학생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었으나 작년부터 노력한 결과 총학생회와 학사팀의 합의로 현재 재수강 시 성적 제한 B+에서 A로 향상 및 기존 취득한 학점은 삭제하도록 타결한 바 있다. 이처럼 선례가 있다면 가능성이 향상될 것이다.

  둘째, 학생들의 의견을 온전히 전달하고 사실을 바탕으로 설득하는 것. 피상적인 서명 운동만으로는 학교 측에서 학생들이 재수강 제도 완화를 원하는 이유와 근거까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우리의 니즈와 생각을 모으고 분류 및 요약할 대규모 플랫폼 마련이 필수적이다. ‘학생들이 불편하답니다. 바꿔주세요’가 아닌 ‘16년도부터 재수강률은 비슷했으나 전체 성적 평점 평균은 낮아졌고 학생들은 이 엄격한 재수강 제도의 이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바꿔달라’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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