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 누구를 위한 것인가?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 누구를 위한 것인가?
  • 글 박현철 기자, 사진·설문조사 숭대시보 취재부
  • 승인 2019.09.23 01:15
  • 호수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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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제59대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는 학생회관 216호에 위치한 여학생 휴게실(이하 여학생 휴게실)의 용도 변경을 최종 의결했다. 이에 따라 여학생 휴게실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휴식 공간인 ‘오픈 스페이스’와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노동자 휴게실로 용도가 변경될 예정이다(본지 1235호 ‘여학생 휴게실 오픈 스페이스로’ 기사 참조). 그러나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이 확정된 이후 교내에서는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대자보 등을 통해 등장하고 있다.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 배경은?

  여학생 휴게실의 용도 변경 논의는 학교 측의 건의로 시작됐다. 학교 측은 원칙적으로 교내 취침이 불가함에도 여학생 휴게실과 같은 취침 공간이 마련돼 있다는 점, 여학생 휴게실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등을 근거로 여학생 휴게실을 오픈 스페이스와 생협 노동자들을 위한 휴게 공간으로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학생회관 216호에 위치한 여학생 휴게실 수면실.
학생회관 216호에 위치한 여학생 휴게실 수면실.

  학교 측의 요청에 따라 지난 4월 제15차 중운위에서는 여학생 휴게실의 용도 변경을 의결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제17차 중운위에서 총학생회(이하 총학) 강결희(소프트웨어·16) 부총학생회장이 “현재 여학생 휴게실은 전체 여학생을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중운위에서 논의해 의결하기 보다는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타진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피력해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 의결은 보류됐다(본지 1231호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 논의 중’ 기사 참조).

  이후 총학은 ‘여학생 휴게실 TF팀(이하 TF팀)’을 꾸려 지난 5월 30일(목)부터 6월 21일(금)까지 여학생 휴게실 활용 방안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TF팀은 여학생 휴게실의 유동 인구를 조사하고 실사용자를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의견 수렴은 여학생 휴게실 실사용자에게 △사용 빈도 △사용 이유 △애로사항 △생협 노동자 휴게실로의 용도 변경에 대한 견해를 질의하는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다. 
 

학생회관 216호에 위치한 여학생 휴게실 외부 공간.
학생회관 216호에 위치한 여학생 휴게실 외부 공간.

  이후 중운위는 지난 8월 △실사용자 부족 △잦은 사고 발생 △생협 노동자들의 휴게 공간 요청을 근거로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을 최종 의결했다. 

  우선 중운위는 본교의 공간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실제 사용자가 부족한 여학생 휴게실을 유지하기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총학 우제원(기독교·14) 총학생회장은 “TF팀이 약 한 달 동안 유동 인구를 조사해본 결과 시간당 3명에서 6명 정도의 인원만 여학생 휴게실을 이용하고 있었다”며 “중복되는 이용자를 고려하면 여학생 휴게실의 하루 이용자는 10명 남짓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학생 휴게실에서 그동안 관리가 어려워 신고가 잦았다는 점도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의 이유가 됐다. 우 총학생회장은 “최근 여학생 휴게실 내에 외부인이 취침하고 있거나 여학생 휴게실 내 오물이 방치되고 있다는 신고를 받아 학교 측과 함께 조치를 취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한 관리 주체가 없어 여학생 휴게실의 운영 및 관리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우 총학생회장은 “총학이 운영을 대신하고 있지만, 여학생 휴게실을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인수인계는 받지 못했다”며 “비정기적으로 청소하는 정도로만 관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우 총학생회장은 “여학생 휴게실 관리를 위한 인력 부족과, 공간 특성상 CCTV를 달기 어렵고, 남성 경비원이 안을 열어서 야간 인원을 파악하기 어려워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대처가 어렵다”는 점을 이번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의 이유로 들었다. 
 

지난 제58대 총학생회가 여학생 휴게실 문 앞에 부착한 이용 안내문.
지난 제58대 총학생회가 여학생 휴게실 문 앞에 부착한 이용 안내문.

  또한 생협에서는 생협 노동자 휴게 공간을 요청한 바 있다. 현재 학생식당에 근무하는 생협 노동자의 경우 별도의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아 총학과 학교 측에 휴게 공간을 요청해왔다. 우 총학생회장은 “학생회관 내 추가적인 공간을 찾아봤지만 이미 과포화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우 총학생회장은 “처음부터 여학생 휴게실을 대체 공간으로 설정하지 않았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실사용자들이 총학과의 인터뷰에서 생협 노동자 휴게 공간으로의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줬기 때문에 여학생 휴게실의 문제점들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이번 결정을 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우 총학생회장은 여학생 휴게실 실사용자와의 인터뷰는 공개를 전제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총학 결정 규탄하는 대자보 붙어 

  총학이 여학생 휴게실의 용도 변경을 의결한 이후 본교 여러 게시판에는 이러한 총학의 행보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여럿 붙었다. 

  먼저 익명의 게시자가 작성한 ‘오늘도 1mm를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숭실 학우들에게’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는 총학생회의 전반적인 행보 및 여학생 휴게실 공간 조정에 있어서의 의견 수렴 방식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대자보에는 “1학기 중 오픈 스페이스로 결정됐다가 이후 부총학생회장이 다시 학우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겠다며 재논의를 하기로 했을 때 기대를 가졌다”며 “그러나 단순히 방문 조사해 객관성이 떨어지는 결론을 내고, 여학생 휴게실 유지를 원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객관적으로 수집하지 않고 한 번에 제거했다”고 비판했다.

  조원희(법학·17) 씨가 작성한 ‘당신과 함께 차별을 쏘다! 슈팅스타 총학생회’ 대자보에서는 총학의 인권적 행보의 문제점과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이 지적됐다. 대자보에는 “여학생 휴게실은 학내 성폭력, 성희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여학생들이 잠시나마 쉴 수 있는 반 성폭력의 임시 공간”이라며 “여학생 휴게실 페쇄는 명백한 여성혐오이며 백래시”라고 지적했다. 또한 학생회관에서 취침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여학생 휴게실을 폐지한다면 △학생회실 △동아리연합회실 △동아리방 △각 과방의 침대와 이불이 비치돼 있는 것과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대자보에 언급된 여성혐오는 여성을 일반화하고 대상화하는 등 차별하고 배제하는 문화를 가리키는 개념이며, 백래시는 정치‧사회적 변화에 대한 반발을 의미한다.
 

조만식기념관 벽면에 부착된 ‘총학생회는 인권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 대자보.
조만식기념관 벽면에 부착된 ‘총학생회는 인권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 대자보.

  전병찬(정외·13) 씨의 ‘총학생회는 인권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총학의 인권적 행보가 권력을 잡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을 비판했다. 대자보는 여학생 휴게실 폐지안에 대해 “학내 노동자들의 휴게 공간이 필요한 것은 것은 사실이나 왜 여학생 휴게실을 없애고 만드는지 의문”이라며 “기존의 공간을 없애고 마치 이를 이용하던 사람들을 배제하지 않는 것처럼 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의 편의를 위해 여성의 공간을 철거하는 일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노동자의 이름을 내걸고 억압받는 사람들끼리의 연대를 저해하고 불신과 대립만을 초래하는 정치적으로 나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우 총학생회장은 “여학생 휴게실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견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부분을 인정한다”며 “다만 총학은 용도 변경을 쉽게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숙고했다”고 말했다.

  본교에서 지난 2016년까지 운영된 총여학생회(이하 총여) 조은별(사회복지·12) 전 총여학생회장은 “여학생 휴게실은 우리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학생들이 과방이나 동아리방에서 자유롭게 자기 어려운 학내 환경을 반영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여학생 휴게실의 폐지는 결국 학내에서 여성 인권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협 노동자 휴게실은 학교가 만들어야 할 공간이지 학생들의 공간을 빼서 할 것이 아니다”라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은데 이러한 상황에 대해 총학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본교 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차소민(사회복지·18) 위원장은 “동아리방과 과방 등 교내 학생공간에서 성폭력 사건이 꾸준히 발생하는 상황에서 여학생 휴게실은 교내 성폭력 위험으로부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공간이므로 심리적으로, 물리적으로 중요성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여학생 휴게실이 “월경 기간이나 유사시에 편히 휴식할 수 있는 공간”임을 설명하며 “실질적으로 월경통을 겪는 여학생 모두가 보건실에 갈 수 없고, 월경을 티내기 힘들고 개인적으로 처리할 것을 요구하는 사회적 구조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사회 구조의 변화 이전에 여전히 필요한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차 위원장은 용도 변경 절차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차 위원장은 “여학생 휴게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설을 폐지한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여학생의 공간인 여학생 휴게실에 대해 시설을 개선하려는 실질적 노력과 오픈 스페이스가 여학생 휴게실을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견 수렴도 거치지 않은 채, 용도 변경이 결정된 것은 여학생의 권리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 찬성,
  생협 노동자 휴게실 필요성 강조 
  남학생 역차별 지적

  지난 17일(화)부터 20일(금)까지 4일간 본지는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에 대해 재학생 3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중 설문지에 제시되지 않은 선택지를 만들거나 복수 응답이 아닌 문항을 복수 선택한 경우 전체 집계에서 제외했다. 

  우선 여학생 휴게실 폐지에 대한 찬반을 조사한 결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으나 반대한다는 의견이 조금 우세했다. 응답자 중 46.6%(144명)가 여학생 휴게실 폐지를 찬성한다고 응답했으며, 53.4%(165명)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여학생 휴게실 폐지에 대한 찬성 이유는 △여학생 휴게실의 필요성 △남학생에 대한 역차별 △관리 주체 문제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여학생 휴게실 폐지에 찬성한 손종윤(건축·14) 씨는 “여학생 휴게실 대신 오픈 스페이스와 보건실이 충분히 여학생 휴게실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만약 그런 시설이 부족하다면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익명의 응답자는 “실제로 사용하지 않기에 여학생 휴게실이 없어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여학생 휴게실의 존재가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익명 응답자들은 “남학생 휴게실이 없다는 점에서 차별의 요소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거나 “여학생 휴게실은 양성평등을 위배하는 시설이고, 학생회관 구조물을 과도하게 독점적으로 차지한다”고 답했다.

  여학생 휴게실의 역차별 여부에 대한 문제는 타 대학에서도 제기돼 왔다. 과거 총여가 활성화되면서 여학생 복지 정책의 성과로 여학생 휴게실이 다수 만들어졌지만, 최근 이러한 문제 제기가 시작되며 축소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고려대는 지난 2013년 기존 여학생 휴게실 일부를 남학생 휴게실로 바꿨고, △경희대 △건국대 △명지대 등도 잇따라 남학생 휴게실을 만들었다. 서울대도 2016년 남학생 전용 휴게실을 신설했으며, 지난해 성균관대에서도 기존 여학생 휴게실을 남학생 휴게실로 변경했다. 당시 성균관대 총학은 “남학생 휴게실 한 곳이 난방 및 위생 문제로 사용자들 불편이 있었고,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로운 남학생 휴게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여자 휴게실을 남자 휴게실로 변경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제50대 총학생회의 안내문.
기존 여자 휴게실을 남자 휴게실로 변경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제50대 총학생회의 안내문.

  본교의 경우 과거 남학생 휴게실이 있었으나 폐지된 바 있다. 우 총학생회장은 “남학생 휴게실이 폐지된 정확한 사유에 대해 자료로 남아있는 것은 없다”며 “다만 그 당시 근무했던 교직원들에 의하면, 관리 소홀로 인해 위생 문제와 외부인 출입 문제가 심화돼 없어졌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는 여학생 휴게실의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폐지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과거 본교의 경우 총여가 여학생 휴게실을 관리했지만 지난 2016년 총여 폐지 이후 여학생 휴게실의 관리 주체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아 여학생 휴게실은 방치됐다. 조 전 총여학생회장은 “당시 보궐선거를 치르지 못하게 돼 다음대 총학에게 여학생 휴게실 키를 주고 관련된 인수인계를 마쳤다”며 “총학이 조금만 여학생 휴게실에 관심을 가지면 학교의 대외적인 일을 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전대 총학이나 당시 총여에게 인수인계와 관련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 반대, 
  중운위의 부적절한 근거·공간의 필요성,
  남학생 휴게실 신설의 필요성·실사용자 고려

  여학생 휴게실 폐지에 대한 반대 이유 역시 다양하게 나타났다. 반대를 선택한 응답자는 주로 △중운위가 제시한 폐지 이유의 부적절함 △공간의 필요성 △남학생 휴게실 신설의 필요성 △실사용자의 존재를 주장했다.

  장세진(평생교육·14) 씨는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을 반대하는 이유로 “여학생 휴게실은 아직 잘 이용되는 공간이며, 폐지 사유 역시 납득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익명의 응답자들은 “여학생 휴게실 폐지의 이유가 설득력이 없다”거나 “다른 장소를 노동자 휴게실로 용도 변경하는 게 아닌, 여학생 휴게실을 노동자 휴게실로 변경하는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여학생들을 위한 공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도 있었다. 조찬영(기독교·19) 씨는 “여학생들이 불편하지 않게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은비(국어국문·15) 씨는 “여성의 월경처럼 특수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공간을 굳이 없앤다는 것에 의문이 든다”고 답했다. 김지은(정치외교·18) 씨는 “여학생 휴게실은 여학생들이 마음 놓고 지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며 “성범죄로부터 그나마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 생리통 등이 있을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여학생 휴게실을 폐지하기보다는 남학생 휴게실을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익명의 응답자들은 “남녀불문 이성이 없는 공간에서 더욱 마음 놓고 쉴 수 있을 것 같다”며 “여학생 휴게실을 폐지하는 것이 아닌 남학생 휴게실을 만들어 학생들의 휴게 공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역차별 문제가 지적된다면 이는 여학생 휴게실을 없애는 방향이 아닌 남학생 휴게실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는 실제 사용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어 반대하기도 했다. 응답자들은 “(본인이) 자주, 잘 애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대한다”거나 “사용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제시된 용도변경안,
  54.7% 긍정하고 15.9% 부정적

  중운위에서 제시된 ‘오픈 스페이스’와 생협 노동자 휴게실로의 용도 변경안에 대해 응답자들은 △긍정적이다: 55%(169명) △부정적이다: 16%(49명) △잘 모르겠다: 29%(89명)라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2명은 선택지를 중복 선택해 집계에서 제외했다.

  여학생 휴게실 폐지를 찬성하는 46.6%(144명) 중 여학생 휴게실의 용도 변경안에 찬성하는 사람은 86.8%(125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박채연(미디어·16) 씨는 “생협 노동자 휴게실이 훨씬 좋은 용도로 이용될 것 같다”며 “평소 청소하는 분들이 휴식할 공간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익명의 응답자들도 비슷한 근거를 들었다. 한 응답자는 “노동자 휴게실이 없어서 화장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며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휴게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학생 휴게실을 무조건 노동자 휴게실로 변경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성만을 놓고 말하자면 노동자 휴게실로 용도를 변경하는 것에 긍정적이다”라고 답했다.

  ‘부정적이다’라고 답한 사람들 중 대다수는 주관식 답변을 통해 생협 노동자 휴게실 마련은 찬성하지만, 오픈 스페이스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익명 응답자들은 “오픈 스페이스가 부족한 상황이 아닌데 접근성이 좋지도 않은 곳에 굳이 여학생 휴게실을 없애고 오픈 스페이스를 만드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학생 휴게실을 이용해봤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 중 91명(29.4%)로, 이중 26명(28.6%)이 여학생 휴게실 폐지에 찬성했고 65명(71.4%)이 반대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학생 휴게실 실사용자 중 여학생 휴게실 폐지에 반대하는 사람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여학생 휴게실을 이용하는 사유는 ‘일과 중 휴식’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 79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서 △야간 취침: 21명 △학업: 16명 △기타: 6명 순이다(복수 선택 가능 문항). 이용 빈도에 대한 질문에서는 학기 당 1회 이상 이용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28명(30.8%)으로 제일 많았다. 나머지는 △월 1회 이상 이용: 21명(23.1) △연 1회 이상 이용: 18명(19.8%) △주 1회 이상 이용: 12명(13.2%) △기타: 12명(13.2%)순이었다.

 

  여학생 휴게실에서 생협 노동자 휴게실로, 선택적 인권?

  지난달 중운위에서 여학생 휴게실의 용도 변경이 최종 의결되며 여학생 휴게실은 오픈 스페이스와 생협 노동자 휴게실로 개편될 전망이다.

  여학생 휴게실은 책상이 놓여있어 학업 등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외부 공간, 여학생 휴게실 내 문을 통해 입실할 수 있는 수면실로 이뤄져 있었다. 이중 외부 공간의 벽을 허물어 오픈 스페이스로 활용하고, 수면실의 출입문은 여학생 휴게실 내부가 아닌 외벽에 설치해 생협 노동자 휴게실로 활용할 전망이다. 오픈 스페이스와 생협 노동자 휴게실은 가벽을 설치해 분리할 예정이다. 생협과 관리팀은 노동자 휴게실 시공 계획 단계에 있으며 자세한 공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여학생 휴게실의 용도가 변경되면 해당 공간의 관리 주체는 학교 본부가 된다.

  본교 인권위 차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권리와 학생들의 권리는 서로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며 경중을 따질 수 없음에도, 여학생 휴게실을 노동자 휴게실로 용도 변경하는 것은 인권을 선택적으로 존중하는 양상으로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여학생 휴게실 용도 변경에 대처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 위원장은 “인권위 내부에서 관련 논의는 꾸준히 진행돼왔으며, 필요에 따라 인권위 기구 차원에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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