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 아스트라' 제임스 그레이 감독
'애드 아스트라' 제임스 그레이 감독

  브래드 피트의 첫 SF 영화 ‘애드 아스트라’는 우주만큼이나 깊은 인간의 내면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로이(브래드 피트)는 우주 탐사 기밀 프로젝트의 명목으로 자신과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을 안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가정의 부재를 만든아버지에 대한 평정심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지만 우주 비행사로 성장하며 아버지가 대외적으로 이루어 낸 신화를 뛰어 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대기권 밖 구조물 정비에 나섰던 로이는 지구의 생존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동시에 이것이 자신의 아버지가 시작했던 ‘리마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사망한 것으로 생각했던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 로이는 태양계에서 가장 먼 해왕성으로 향하게 된다. 해왕성 근처 우주선에서 30년이나 홀로 지낸 아버지를 추적하는 로이는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감당할 수 없는 진실과 마주한다. 로이와 아버지 클리프는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지구와 해왕성이라는 공간의 대척점, 현실주의자와 이상주의자로서 우주를 대하는 두 인물의 태도는 판이하게 다르다. 미지의 세계를 위해서라면 가족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희생마저 당연시 하는 클리프를 로이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중력에 딸려가듯 이상을 완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건 클리프의 삶은 인류를 위한 거대한 발견이 아닌 오롯이 인간의 성취를 위한 도전 그 자체에 가깝다. 태양처럼 뜨거운 그와 달리 무중력의 우주를 배회하는 듯 무의식 속 트라우마를 쫓는 로이의 탐사는 클리프와 결이 다르지만 결국 그들은 그 어떤 목적을 달성해도 내면의 공허함을 채우지 못한다. 선택의 순간에는 늘 기회비용이 따르기에 온전함은 존재할 수 없다. 영화 ‘애드 아스트라’는 우주와 인간 내면의 심리를 추적하지만 지극히 느린 템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구와 화성, 태양계를 거치며 우주 영화로서 시각적 볼거리 역시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첫 SF 영화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브래드 피트의 섬세한 내면 연기도 주목할 만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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