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 로저 도널드슨 감독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 로저 도널드슨 감독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은 구형 오토바이로  고속자동차 경주에서 9번의 신기록을 세운 버트 먼로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1960년대 뉴질랜드, 황혼의 나이에 접어둔 버트 먼로(안소니 홉킨스)는 가족도 없이 홀로 생을 살아가는 노인이다. 삶보다는 죽음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는 버트 먼로지만 그는 여전히 꿈을 간직하고 있다. 버트의 꿈은 자신의 오토바이 ‘인디언’을 타고 최고 속도로 질주하는 것이다. 그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오토바이를 개조한다. 그에게 있어 최고 속도로 질주하는 것은 그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과 같다. 연금을 받으며 큰 탈 없이 남은 일생을 살아갈 수 있지만 그는 스스로 세운 목표를 이루고자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 미국 보너빌로 건너간다. 영화는 버트 먼로가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여정과 성공을 그리는데 주력한다. 한 편의 로드 무비답게, 그가 성공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하다. 출전 등록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그는 30년이 넘은 부품들로 만들어진 1920년산 오토바이 한 대만을 가지고 있다. 안전성도, 협심증을 가진 그의 몸도 어느 하나 그를 도와주는 것이 없지만 네르빌로 오기까지 그의 여정은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여전히 부족함이 많은 그이지만 매사 열정을 잃지 않는 버트 먼로의 모습은 운영진과 동료 레이서들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완주나 수상이 아닌, 오로지 200마일을 최고 속도로 달려 보겠다는 그의 꿈은 순도 그대로의 것이기에 더 강렬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지점이 존재한다. 어떠한 안전 장비와 브레이크도 없었기에 200마일을 주파하고 난 그의 다리는 살이 다 익어 버릴 정도의 화상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꿈을 이루었다는 그 자체만으로 그의 레이스는 그에게 최고의 기쁨을 선물한다. “가야 할 때 가지 않으면 말이다. 가려 할 때는 갈 수가 없단다.”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늦은 것은 없다. 그저 시작하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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