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대학시절 읽었던 가장 인상 깊은 책 한권을 대답할 수 있는 학생들은 과연 얼마나 있을까.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도서관’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 대학생들은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많은 학생들이 책을 펴놓고 공부하는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물론 열심히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정말 멋있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느낌도 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평균 독서량은 매우 처참한 수준이다. 우리 학교만이라도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하면 ‘독서’를 떠올릴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숭실대학교이기에 가장 가능하다 생각한다.

  신입생 시절부터 막연히 읽었던 책들과 참여했던 도서관 프로그램들은 몇 년이 지나 되돌아보니 내게 많은 자양분이 되었다. 도서관 행사에 참여하며 자연스레 책과 가까워 질 수 있었다. 그리고 습관이 이어져 군대에서도 꾸준히 독서를 할 수 있었다.

  군대에서 정말 많은 책을 읽었고, 인상 깊은 독서 경험 또한 할 수 있었다. 운이 좋게도(?) 필자의 군생활 동안에는 핸드폰을 사용할 수 없었고 이 시간을 어떻게 지혜롭게 쓸 수 있을지 고민을 끊임없이 했었다. 그래서 시간을 아껴가며 공자의 <논어>를 필사하기 시작했고, 상병이 되었을 때 책을 온전히 두 번 필사할 수 있었다. 하나의 책에 가장 깊게 빠져본 추억이다. 지금도 직접 손으로 따라 적었던 구절들이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한수산 작가의 소설 <군함도>를 읽으면서 문학 작품에 가장 몰입해 보았다. 인물이 처한 상황과 그 감정에 빠져들 수 있었고, 책의 마지막 히로시마 폭격 장면에서는 속이 메스꺼운 경험까지 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시체가 되어서도 차별받는 장면에서 느꼈던 감정은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누군가에게 이 책을 소개할 때면 ‘우리 민족의 한이 가장 잘 담긴 소설’이라고 표현한다.

  내가 이렇게 뜻깊은 경험을 할 수 있던 것은 도서관 덕분이었다. 그 중에서 ‘교수님과 함께하는 독서 토론 세미나’는 학생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와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며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전공을 떠나 참여했던 교수님들의 세미나는 소수의 모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교수님들만의 지식이 담겨있다. 지난 학기 베어드 학부장이신 이인성 교수님과의 독서 토론 세미나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교수님의 자부심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학기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의 진행을 위해 독서 인재 프로그램 서포터즈 ‘독서지기’ 1기가 시작했다. 더 많은 학생들의 독서 참여를 위한 학교와 교직원들의 노력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20명의 학생들이 도서관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열심이다.

  ‘숭실대학교’ 하면 ‘독서’가 떠오르고, 모두에게 마음 속 한 권의 책을 간직할 수 있다면 정말 아름다울 것이다. 기회는 모든 학생들에게 열려 있다. 다만 학생들이 기회를 알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우리 모두 도서관에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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