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숭실 가족 여러분. 저는 이번 학기 기계공학부에 부임한 신임 교수 홍지우라고 합니다. 최종면접 자리에서 “알 지(知), 도울 우(佑), 많이 배우고 익혀서 사람들을 도우며 살라는 의미로 조부님께서 지어주신 제 이름과 우리 숭실대학교의 건학 이념인 ‘진리와 봉사’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긴장된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한 지가 며칠 전 일 같은데, 벌써 5개월  남짓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제가 숭실 가족이 된 지는 불과 한 달 정도밖에는 안되었지만, 교정의 풍경들과 교직원분들, 학생들과 어울림 속에서 ‘참 따뜻하고 정겹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우리 숭실 가족들과 잘 어울리며 서로 아껴주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달 1일은 제 인생에 있어 부모님 다음으로 큰 영향을 미치신 박사 학위 지도 교수님의 소천 7주기였습니다. 이번 숭대시보의 월요시평을 제안받고, 어떠한 주제로 글을 쓰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돌아가신 지도 교수님께서 저를 포함한 학생들에게 해주신 가르침들 중에 제가 힘들 때마다 되뇌어보고 힘을 얻었던 말씀들을 우리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사실 저도 숭실에서의 새출발과 함께 다시 마음가짐을 다잡기 위한 생각에, 전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종종 근시안적인 목표를 세우고 타인과 경쟁을 하며, 실패를 경험하였을 때 실망의 늪에 빠져서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준비할 시간이나 기회를 잃고 살아가고는 합니다. 타인과의 경쟁에서 실패하였을 때 ‘나는 부족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들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은 조금 눈을 일찍 떴고 나는 조금 눈을 늦게 떴고, 그래서 늦게 시작했고, 하지만 나는 내가 목표한 길을 꾸준히 걸어갈 거다’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은 어떠할까요? 선한 목표를 뚜렷하게 정해 놓은 사람일수록 타인과 경쟁하지 않고 자신과 경쟁합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경쟁하는 것과 당장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경쟁은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봄에 피는 꽃도 있고, 여름에 피는 꽃도 있고, 가을에 피는 꽃도 있고, 겨울에 피는 꽃도 있듯이, 사람은 피어나는 시점이 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학생들이 모두 꽃으로 피어날 충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항상 선한 목표를 갖고 근면한다면 여러분 모두 각자가 원하는 꽃으로 피어날 것이라 자신합니다. 저도 우리 학생들이 각자의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날 수 있도록 열심히 물과 거름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그리스 사람들은 물리적인 시간인 크로노스(chronos)와 정신적인 시간인 카이로스(kairos), 두 가지의 시간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크로노스적인 시간이 조금 늦었다고 카이로스적인 시간 또한 늦은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좀 더 의미 있고 특별한 카이로스적인 시간을 보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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