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니클로의 광고가 화제가 되고 있다. ‘80년 전 일을 어떻게 기억하는가’가 논란을 촉발시켰다. 최근 한일 관계와 관련지어 해당 기업에서는 광고를 내리기로 했다고 한다. 그것이 의도적이었는지 여부를 떠나서 가해의 편에 있는 사람들은 어떠한 상황에 있든지 자기 검열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아베 정부가 툭툭 던지는 말이 자기들은 별생각이 없다고 해도 그들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가슴에는 비수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언을 처벌하는 독일과 대비되는 일이다. 

  18세기 유럽 열강의 아시아 침략이 전개되는 시기에 만국공법도 함께 들어왔다. 만국공법을 통해 국제 질서를 구축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법은 제국주의 열강이 식민지와 차별적 질서와 불평한 통상조약을 합리화시키는 수단이 되었다. 이와 함께 사회진화론도 들어왔다. 다윈의 생물학적 진화론을 사회에도 확장시킨 것으로 제국주의 침략의 명분을 제공하였다. 그들은 미개한 국가를 지배하는 것이 자신들의 책임이라며 침략을 합리화하였다.

  일본 역시 ‘약육강식’이 당시 법칙이라며 침략과 지배를 전개하였다. 제국주의는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단계라고 레닌은 이미 설파하였다. 제국주의는 각국 간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전쟁으로 발전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을 ‘제국주의 전쟁’이라 칭하는 이유이다. 전쟁은 누가 일으키는가? 정치 권력을 잡은 자들이 일으키지만 실상 전쟁으로 이익을 보는 이는 재벌이다. 누가 피해를 입는가? 힘없는 시민은 전쟁터의 총알받이로, 군수공장의 노동자로 희생을 강요당한다. 미군정이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에 군정을 실시하면서 일본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기 위해 군국주의자를 처벌하고, 재벌을 해체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일본은 죠슈와 사츠마 번의 군인들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군벌이 되었다. 정치적으로 위기가 올 때마다 그들은 전쟁을 일으켰고, 이를 부추긴 것은 미츠이, 미쓰비시 등으로 대표되는 재벌들이었다. 이러한 정치가와 재벌이 일으킨 전쟁에 피해를 입은 이들은 어떻게 저항하였는가? 19세기 말 노동자 계급이 조직한 제2 인터내셔널에서 최초의 반전 운동을 전개하였다. 동아시아에서는 청일 전쟁과 러일 전쟁이 일어난 후 일본에서 반전 운동이 일어났다. 일본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반대하였던 것이다. 메이지 시대 일본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으킨 전쟁에서 모두 승리하였다. 오늘 아베와 그 우익들이 돌아가고 싶은 시대이다.

  동아시아는 일본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되었다. 이들의 전쟁에 희생되었던 사람들은 일반 서민들이었고, 식민지 민중이었다. 이 시기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면서 피해자인 이들은 사회주의로 무장하였다. 자본가의 이익을 위해 전개되는 전쟁에 노동자들이 피해자인 상황에서 당연한 결과였다. 또한 재벌과 결탁한 정부에 저항하는 무정부주의로 무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반전 운동 속에 동아시아 연대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19세의 가네코 후미코는 동지인 박열과 함께 일본 제국주의 타도를 목표로 활동하였다. 온갖 위협 속에서 이들을 변호하였던 이는 후세 다쓰지라는 변호사였다. 하세카와 데루는 중국인 친구 류런과 결혼하고 중국에 건너가 전쟁 반대의 대일 방송을 전개하였다. 야마모토 센지 의원도 일본의 전쟁을 위한 입법 등에 반대하였다.

  이들이 뭉친 목적은 동아시아 평화였다. 동아시아 평화를 추구한 이유는 정치가와 재벌의 결탁에 의해 애꿎은 서민이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오늘 과거의 반성을 거부하고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지향하는 아베 정권에 대항해 동아시아 시민이 연대를 강화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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