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대 청년 정신 건강의 심각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세대별 우울증 환자 비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20대 우울증 환자는 9만 8천 434명으로 2012년 5만 2천 793명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세대별 우울증 환자 증가율은 20대가 86.5%로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다른 연령대의 우울증 증가율은 △10대: 39.0% △30대: 24.9% △40대: 12.9% △50대: 2.4%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병원 진료를 찾는 20대도 많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지난 9월 25일(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2018년 20대 진료 현황’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우울증 △불안장애 △스트레스를 이유로 진료를 받은 20대는 약 50만 명에 달했다. 자료에 따르면 진료를 받은 20대는 지난 3년간 지속해서 증가해왔다. △2016년: 13만 7천 309명 △2017년: 15만 9천 651명 △2018년: 19만 8천 378명으로 청년들이 정신질환을 이유로 병원을 찾는 수는 매년 증가했다. 

  특히 우울증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20대는 △2016년: 6만 7천 847명 △2017년: 8만 22명 △2018년: 10만 3천 443명으로 3년 동안 52.5% 늘었다. 불안장애와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년간 불안장애는 2016년 5만 805명에서 2018년 7만 1천 14명으로 39.8% 증가했고 스트레스도 2016년 1만 8천 657명에서 2018년 2만 3천 921명으로 28.2%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20대 정신 건강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박 의원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취업 스트레스 등으로 병원을 찾는 20대가 늘고 있으나 교육부는 제대로 된 실태조사나 연구조차 시행하고 있지 않다”며 “20대 정신 건강을 대학 상담센터에만 맡긴 채 나 몰라라 할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조사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상담센터를 찾는 학생의 수에 비해 상담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용인대 교육대학원 박제일 교수는 “전국대학교상담센터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의 대학은 상담원의 수가 한두 명이며 2년 내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하는 비정규직”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대학이 늘어나는 수요를 파악해 상담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대학교학생상담센터협의회는 “학교마다 예산 규모가 다르겠지만 대학이 예산을 늘려 상담센터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등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시행되는 대책으로 정부는 올해부터 청년층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검진을 확대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정신 건강검진은 △40세 △50세 △60세 △70세에만 시행됐지만, 올해부터는 청년 세대 우울증 조기 진단을 위해 20대와 30대에도 국가 건강검진이 지원되고 있다.

  검진 필요성은 높지만 홍보가 부족해 수검률이 낮고, 정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지난달 4일(금)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처음 실시한 20대와 30대 정신건강검사 판정 결과 20대 1만 2천 66명과 30대 3만 4천 495명에게서 우울증이 의심됐다. 이는 20대와 30대 4명 중 1명 이상이 우울증 의심 판정을 받은 수치이다. 윤 의원은 “청년 건강검진 제도가 도입됐지만, 제도 홍보가 미흡해 건강검진에 나서는 청년들이 적은 상황이라 안타깝다”며 “보건복지부는 청년건강검진이 새로운 제도이니만큼 20~30대 청년들이 주로 활동하는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제도에 대한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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