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폐지 논란 일어
도서정가제 폐지 논란 일어
  • 정예슬 기자
  • 승인 2019.11.11 00:00
  • 호수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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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도서정가제를 폐지해달라는 청원. 지난 8일(금) 기준 2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지난달 14일(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도서정가제를 폐지해달라는 청원. 지난 8일(금) 기준 2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지난달 23일(수) 출판유통심의위원회는 전자책 유통회사에 웹툰·웹소설 등 웹 콘텐츠에도 도서정가제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웹 콘텐츠에 도서정가제를 적용하는 것은 도서정가제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일며, 일각에서는 도서정가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도서정가제는 서점이 출판사가 정한 가격보다 저렴하게 도서를 판매할 수 없도록 할인율을 규제하는 제도이다. 과도한 가격 할인 경쟁을 막아 동네 서점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도입됐으며, 지난 2003년부터 시행됐다. 시행 초기에는 온라인 서점에만 10% 가격 할인을 적용하도록 했으며,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정가로 서적을 판매하도록 했다. 이후 지난 2007년에는 18개월 이내 출간된 신간 서적만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10% 가격 할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도서정가제는 지난 2014년에 법이 개정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개정된 도서정가제는 신간에만 10% 할인을 적용하게 했던 기존 법안과 달리 신·구간 관계없이 10% 할인과 포인트·마일리지 적립 등 5% 이내의 간접 할인이 가능하도록 해 최대 15%의 할인을 허용했다. 또한 △도서관 △군부대 △교도소 등 공공기관에 복지 개념으로 적용됐던 할인이 폐지됐다.

  그러나 도서정가제가 오히려 동네 서점의 침체, 소비자 도서 구매 비용 부담 가중 등으로 이어지는 등 본래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김순복 사무처장은 “도서정가제로 인해 가격 혜택이 줄고 소비자 선택권도 없어졌다”고 비판했다. 도서 할인율 10% 규제가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가중한다는 의미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가격이 고정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동네 서점을 찾기보다 대형서점·인터넷 서점을 찾는 경향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2018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전국의 서점 수는 2천 50개로 10년 전 대비 36.9%p 감소한 반면, 대형서점 수는 9.0%p 증가했다. 또한 지난 4월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등 온라인 3대 인터넷서점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8%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3일(수) 출판유통심의위원회가 전자책 유통회사에 “전자 출판물의 가격 표시 준수 여부를 파악해 법을 위반한 사업자들을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겠다”는 공문을 보내며 도서정가제에 대한 논란은 더욱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는 국제 표준 도서 번호를 받아 도서로 분류된 웹 콘텐츠의 도서정가제 준수 여부를 감독하겠다는 취지다. 국제 표준 도서 번호는 각 출판사가 펴낸 도서에 붙이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도서 고유 번호다.

  웹 콘텐츠 업계 측은 “동네서점에서 팔지 않는 웹툰·웹소설에 대한 도서정가제 적용은 동네 서점을 살리기 위한 도서정가제의 목적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웹 콘텐츠에 도서정가제가 적용되면 무료 웹 콘텐츠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출판유통심의위원회는 “국제 표준 도서 번호를 받은 웹툰·웹소설에 대해 가격 표시를 준수해 달라는 공문”이라며, “무료 웹툰이 없어지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도서정가제 개정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비판에 최근 도서정가제의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4일(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도서정가제의 폐지를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자는 청원을 통해 “출판사의 매출 규모도 줄고 동네 서점도 감소하고 있다”며, “도서정가제가 동네 서점 살리기라는 본래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고 소비자에게도 득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청원에 지난 8일(금) 기준 2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일부 업자들은 ‘완전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생태계 준비모임(이하 완반모)’를 발족해 도서정가제의 폐지를 주장했다. 완반모 배재광 대표는 “도서정가제가 △독서 인구 감소 △평균 책값 인상 △출판사 매출 규모 감소 등의 악영향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 대표는 “현행 도서정가제는 단행본 시장을 위축시켜 상대적으로 수요가 낮은 신진작가의 진입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본교 지식정보팀 권소은 과장은 “할인율이 정해지지 않은 시기와 비교한다면 비용 지출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도서 구입을 위한 추가 비용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외국의 경우 도서정가제를 시행하되 소비자가 부담하는 도서 가격을 부담을 완화하는 제도가 있다. 프랑스는 ‘완전 도서정가제’를 도입해 할인을 허용하지 않지만, 출판 후 2년 경과 시 할인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또한 일본은 자율 도서정가제 운영과 함께 저렴한 가격으로 문고본을 출간하며, 전자책에는 도서정가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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