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저

  <오만과 편견>은 많은 사람들이 접해본 적 있는 서적일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본 순간 오만과 편견이 나쁜 것이라는 것을 알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범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소설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소설의 엘리자베스는 당대 여성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 시대의 전형적인 여성은 수를 놓고, 꾸미며, 재력 있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려고 한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지성을 가지고 당당하며, 자신의 사랑을 스스로가 선택했다. 여기에서 현대 여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현대에는 결혼이 필수가 아니며, 결혼을 하더라도 본인이 주관을 가지고 상대방을 선택한다. 따라서 ‘다아시와 엘리자베스가 동등한 관계에서 사랑을 이루었기 때문에 많은 독자가 좋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의 감명 깊은 말 중 하나를 가져와 보면,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본인만의 기준을 만들어간다. 그것은 물론 나의 경험이나 가치관에 의해서 형성되어 옳고 그름을 논하기는 어렵겠지만, 나도 모르게 색안경을 끼고 타인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에, 중국인에 이른바 ‘짱깨’와 같은 호칭으로 외국인을 얕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것은 여러 사건으로 인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만들어진 중국인의 이미지일 것이다. 모든 중국인이 그렇지 않음을 우리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중국인이라고 하면 그런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편견은 다른 사람을 내가 사랑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누가 우위에 있는지를 판단한다. 따라서 좋은 배경의 사람들은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라고 판단할 확률이 높다. 여기까지는 인간의 본능이고, 그러한 생각을 남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기 때문에 괜찮다. 그러나 이 생각이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로 나타난다면 그것은 본인을 남으로부터 고립시키고,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로 만든다.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어 하므로 자존감을 건드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범하는 오만과 편견을 엘리자베스와 다아시가 극복하고 사랑을 이뤘기에 더 아름다운 작품이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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