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지만 비싼 금속-알루미늄’
‘흔하지만 비싼 금속-알루미늄’
  • 송기영 교수 (기계공학부)
  • 승인 2019.11.11 00:00
  • 호수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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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전세계는 에너지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정된 자원을 이용해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고자 일상 생활품부터 산업장비에 이르기까지 ‘더 가볍고, 더 튼튼하게’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재료가 알루미늄이다.

  알루미늄의 가치

  알루미늄이은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많이 존재하는 성분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재료인 철(Fe)보다 훨씬 많이 존재하지만 자연 상태의 원료에서 알루미늄을 추출해 덩어리로 만들기 까지는 많은 전력과 비용이 든다. 그래서 이 글을 쓰고 있는 2019년 11월 첫 째주 현재 시가를 비교해보면 철은 1kg에 1700원이지만 알루미늄의 가격은 세 배가 넘는 5200원이다.

  팔방미인 알루미늄

  알루미늄은 전기가 잘 통하며 열을 빨리 흡수, 전달한다. 그래서 여러분의 컴퓨터를 뜯어보면 중요한 칩 위에 <그림 1>과 같은 알루미늄으로 된 방열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컴퓨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냉각장치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순수한 알루미늄은 강도가 약해 철처럼 기계의 뼈대나 제품의 케이스로 활용하기 어렵다. 그런데 허약한 사람이 마그네슘이나 망간이 함유된 영양제를 먹는 것처럼 알루미늄에도 마그네슘과 망간을 살짝 섞어 합금으로 만들면 그 성격이 180도 변해 매우 높은 강도를 가지게 된다. 그래서 철을 대신해 자동차나 비행기의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알루미늄은 철보다 비싸서 기계 가격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무게를 세 배나 가볍게 할 수 있어서 연료비와 같은 유지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림 2>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실제로 비행기를 탑승하면서 찍은 비행기의 탑승구의 모서리 사진이다. 비행기의 동체가 두께 0.2cm정도 얇은 판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알루미늄 합금판이다. 비행기를 거대한 알루미늄 깡통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옛날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일본 오키나와 원주민들이 버려진 전투기 동체를 뜯어 요리기구로 활용했는데, 가볍고 튼튼하며 열전도가 좋은 알루미늄 합금을 제대로 활용한 경우다. 지금도 상당수의 프라이팬은 알루미늄 합금에 테플론 코팅을 입혀 만든다. 

'그림 1' 컴퓨터의 방열판.
'그림 1' 컴퓨터의 방열판.
'그림 2' 비행기의 단면.
'그림 2' 비행기의 단면.

  알루미늄 같은 사람

  순수한 알루미늄은 매우 강도가 약해 껌 종이 정도 밖에 쓸 수 없지만 망간과 마그네슘을 단지 0.5% 정도만 살짝 섞어주면 자동차나 비행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진다. 혹시 우리 후배들 중에서 여기 저기 치이며 낮은 자존감으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알루미늄 같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도 알루미늄처럼 단 0.5%의 무언가 더 필요할 수 있다. 공강 시간에 뜬금없는 산책 혹은 동아리 공연 등 시시콜콜한 것부터 큰 마음 먹고 하는 아르바이트나 여행까지. 나를 강하게 해줄 그 소소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보자. 그 옛날 수많은 시도 끝에 망간과 마그네슘 0.5%의 합금 레시피를 발견한 기술자들처럼. 어떤 것이 우리 삶을 강하게 만들어 줄지는 시도하기 전까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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