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젊은이들만큼 우울하게 젊은 시절을 보냈던 세대는 없다 할 정도로 요즘의 청년들의 삶은 고단하고 우울하기 짝이 없는 듯하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이런 조짐이 있었고 성인 세대보다 청년층의 우울증 증가율과 자살 충동이 훨씬 높이 나타나곤 했지만 청년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사회가 다른 사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금년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수치를 보더라도 지난 5년 동안 공황장애, 불안장애, 우울증, 조울증 등의 질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거의 32%나 증가했는데, 증가율 1위를 보인 세대는 모두 20대로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무려 90.6%나 수치가 늘어날 정도로 우리 시대 청년들은 육체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특히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20대의 증가율이 각각 137%와 97%를 기록했다는 점은 학업이나 취업뿐 아니라 다른 여러 요인으로 20대가 그만큼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음을 반영한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무엇이 젊은이들을 그토록 힘들게 하는가에 대해 묻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20대의 눈에는 우리 사회가 이미 오래 전부터 희망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비춰진다. 기존의 학연, 혈연, 지연 등에 의한 차별 외에 역사책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계급 사회로 우리 사회가 퇴행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제적, 사회적 지위에 따른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 만연하다. 부모 세대의 조기 은퇴와 갈수록 열악해지는 취업 환경, 학자금 대출 빚, 평생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야 할 것 같은 두려움 등 현재의 삶보다 나아질 가망이 없어 보이는 경제적인 고통은 부모의 경제적인 배경과 관계없이 자신의 능력에 대해 회의하게 되고 우울하며 심리적인 성숙도도 낮게 한다.

  우리 사회를 앞으로 이끌어야 할 청년들의 우울하면 앞으로의 우리 사회도 우울한 사회가 된다. 정신적 불안 증상이 심해지면 우울, 분노 등이 쌓이는데 적절히 해소되지 못하고 외부로 폭발하면 흔히 말하는 ‘묻지마 범죄’로 표출되어 그 영향이 사회 전반으로 미치는 만큼 국가적인 차원에서 청년들의 정신 건강에 대해 예방적으로 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 청년수당 등의 명목으로 금전적인 지원을 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우리 사회의 건강한 앞날을 위해서라도 청년들의 정신 건강에 대해 전문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해서 정신 질환에 대한 관리를 미래 생존이라는 관점에서 범사회적 차원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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