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 베넷 밀러 감독
'머니볼' 베넷 밀러 감독

  영화 <머니볼>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 야구영화다. 메이저리그 만년 최하위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운영하는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이 경제학 전공자 피터(요나 힐)를 영입하며 이루어나가는 성공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영화 <머니볼>은 오클랜드 단장 빌리가 그동안의 불명예를 벗어 던지는 영화임이 분명하지만 그의 성공신화와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그렇기에 야구의 룰과 용어를 몰라도 영화를 즐기는데 문제가 없다. 단, 오클랜드의 성공신화에 집중하지 않기에 선수단의 고군분투와 감동적인 20연승 장면을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전혀 다르게 전개되는 영화의 방향에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다. <머니볼>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실제 야구 선수 출신들이 캐릭터를 연기하고, 오클랜드 구단을 재현한 세트를 통해 리얼함을 더하지만 경기 자체를 보여주는 장면은 거의 없으며 경기를 통해 극적 긴장감을 유발하는 요소 또한 전무하다. 영화는 오롯이 빌리 빈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서사를 쌓아간다. 영화는 속도감이 넘치지는 않지만 진정한 성공과 인생의 기로에 선 한 인간이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프로에 입단한 빌리가 계속된 부진을 겪으며 구단주로 전향을 하게 되는 모습은 삶에 있어 선택이란 성공도 패배도 아닌 또 다른 출발의 시작점임을 시사한다. 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들을 배치해 승률을 높이는 게임 이론인 <머니볼>을 실행에 옮기는 빌리의 모습은 누군가에게는 냉혹한 악당이자 팀 컬러를 고려하지 않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본인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전통을 깨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전략을 성공적으로 착륙시키며 자신의 길이 옳았음을 증명해 낸다. 모든 것은 그의 신념과 데이터로 점철된 결과물이기에 1,250만 달러의 연봉을 포기하고, 구단에 남아 자신의 전략과 철학을 증명해 나가는 빌리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거대한 울림을 선사한다. 다소 느리지만 아주 담백하게, 트라우마를 극복한 개인이 만들어내는 성공이야말로 영화 <머니볼>의 필승전략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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