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목) 본교 조만식기념관 1층 대자보 게시판에 ‘레논월(LENNON WALL)’이 설치됐다. 레논월은 홍콩 시민들이 만든 홍보물을 번역하고 알리기 위해 한국 학생들이 모인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 모임’에서 제작한 벽보다. 레논월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응원 문구를 적어 게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본교에 레논월을 설치한 본교 재학생 A 씨는 지난 9일(토)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 모임 측에 레논월 설치 의사를 밝혔다. 이후 지난 14일(목) 오후 3시경, 본교 학생서비스팀에 게시물 부착 허가를 받고 레논월을 설치했다. A 씨는 “과거부터 우리 사회를 바꾸는 일은 사소한 변화에서 시작됐으며, 이를 위해서 약간의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누군가는 해야 할 그 사소한 변화에 조금 예민하게 반응했을 뿐”이라고 레논월 설치 이유를 밝혔다. 설치된 레논월 우측 상단에는 ‘지나친 혐오 발언이 적힌 포스트잇은 떼어낼 예정’이라는 문구와 ‘홍콩의 민주화 시위 지지와 다른 의견은 다른 창구를 통해 내어달라’는 요청이 적혀있다.

  그러나 레논월이 설치된 직후, 레논월에는 ‘홍콩은 중국의 것이다!’, ‘중국이 최고다’와 같은 문구의 메모가 부착됐다. 이에 A 씨는 홍콩 시위 지지와 관련 없는 내용의 메모를 제거했다. A 씨를 지켜보던 몇몇 중국인 유학생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지를 철거했다. 또한 A 씨는 “레논월을 훼손하는 것을 저지하자, 중국인 유학생들이 물리적 압박을 가했으며 언쟁이 이어지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레논월은 철거된 상태다. 그러나 본교 조만식기념관 1층 외부에는 CCTV가 없어 레논월 철거자를 확인할 수 없다. A 씨는 레논월이 철거된 빈 벽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문구를 담은 메모지를 붙였다. 그러자 여러 장의 메모지가 잇따라 부착됐다. 이에 A 씨는 “나와 같은 홍콩 시위를 지지자가 한 명이라도 있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홍콩에서는 지난 3월 진행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철폐 요구 시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홍콩 민주화를 위한 시위로 확대돼 이어지고 있다(본지 1234호 ‘홍콩의 최장기 민주화 시위, “송환법 반대”’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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