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기계 장치는 에너지를 공급해야 계속해서 움직일 수 있다. 자동차는 연료를 넣어주어야 하고 컴퓨터는 전기를 공급해야 동작한다. 태양광 발전도 햇빛이라는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이 전기를 또 다른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다른 기계들을 움직인다. 하지만 이에 반하는 기계가 있다. 바로 ‘영구기관’ 또는 ‘무한동력기’이다. 영구기관은 어떠한 외부 에너지 공급이나 도움 없이 스스로 영원히 움직이는 장치이다. 한마디로 연료가 필요 없는 자동차, 전기가 필요 없는 에어컨이다. 하지만 이것이 진짜 가능할지에 대해서 알아본다.
 

'그림' 영구기관의 기본 원리
'그림' 영구기관의 기본 원리

  인류의 무모한 도전-영구기관
  <그림>은 대표적인 영구기관이다. ①부터 ③까지의 동작이 무한 반복되는 것이 원리이다. 대부분의 영구기관은 회전하며 계속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처음 작동할 때 외부에서 힘을 가해 움직이게 하면, 작동 중 움직이는 부품들의 마찰이나 공기 저항 등으로 점점 속도가 느려지다 멈춘다. 즉, 처음 주입된 에너지가 기계의 목적인 회전에 다 쓰이는 것이 아니라, 마찰과 저항으로 점점 소진된다. 마찰과 저항이 없으면 영구기관은 영원히 돌아간다. 하지만 이런 조건은 인간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영구기관은 존재할 수 없고 계속 끊임없이 에너지를 공급해주어야 장치가 돌아간다. 영구기관의 가장 큰 문제는 마찰과 저항이다. 마찰과 저항을 없앨 수는 없지만 최대한 줄인다면 영원히는 아니어도 오래 돌아갈 수 있다. 그래서 과학자와 공학자들은 기계를 만들 때 최대한 마찰과 저항을 줄이려고 기계를 연구한다. 가벼운 재료 쓰기, 공기저항을 줄이는 유선형 몸체 만들기가 그 예이다.

  학생회-그들은 영구기관이 아니다
  학창시절 나 또한 기계공학과 학생회장을 했던 경험 탓인지 교수인 지금도 학생회들을 유심히 본다. 학생회도 기계와 같다. 여러 조직 부서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져 있고 학생들의 신뢰라는 에너지를 투표라는 주입구로 공급받아 움직인다.  그런데 지난 대동제의 각 학생회들의 주점 운영을 보면서 곧 멈출 영구기관이 생각났다. 지금까지는 학생회가 주점을 열면 학생회 자금으로 운영한 뒤 그 수익금을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였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학과 주점에 자발적인 손님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이번은 아니었다. 많은 학생회가 간부들의 돈을 모아 각 학과 학생회 이름으로 주점을 운영한 뒤 그 수익을 자기들끼리 개인적으로 나눠 가졌다. 원칙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거기에 손님으로 힘을 보탰던 아무것도 모르던 학생들은 허탈한 기분을 느꼈다. 이 실망은 결국 학생회에 대한 불신과 배신감으로 이어지고 결국 학생회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학생회는 영구기관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학생들의 관심과 지지라는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한다. 초반에 조직이 좀 굴러간다고 해서 자신들의 지지 기반이었던 학생들의 신뢰를 무시하고 이와 같이 운영한다면 학생회는 언젠가 ‘멈춰버리는 당연한 자연의 법칙’을 따르게 될 것이다. 요즘은 학생회 선거 기간이다. 학생들의 의견은 들으러 다니지 않고 단체로 옷 맞춰 입고서 앵무새처럼 인사만 반복하는 그들에게 우리 학생들의 관심과 지지는 무한하지 않다는 것을 단단히 보여줄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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