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숭실대학교 학생회 선거 합동공청회가 진행됐다. 선거 제반 행사가 마무리되고 투표 단계에 돌입하면서, 실질적인 공약 검증 절차는 전부 끝마친 상태다. 이제 선거운동본부는 학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으며,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2020학년도 숭실대학교의 방향성이 정해질 전망이다.

  제60대 총학생회 선거에 입후보한 양 선거운동본부는 전체적으로 무난하다. 좋게 말하면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공약은 포함돼 있다는 의미지만, 나쁘게 말하면 특출난 공약은 없다는 의미다. 지난 18일(월) 발행된 이화여대 이대학보 1592호 1면 ‘총학 선본 공약 48개 중 34개, 작년과 70% 일치’ 기사는 인상적이었다. 2020학년도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선거운동본부의 공약이 대다수 지난해 총학생회 공약과 일치했으며, 이외에도 같은 공약을 발전시킨 형태의 공약이 다수 제시됐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인 비율을 계산해보지 않아도, 이는 본교 총학생회 선거에도 적용되는 듯하다. 지나간 총학생회 공약과의 유사성뿐만 아니라 올해 입후보한 두 선거운동본부의 공약 역시 유사하다. 선거운동본부에서 사용하는 슬로건, 그리고 각 선거운동본부에서 직접 꼽는 주요 공약만 살폈을 때는 뚜렷하게 다른 행보를 지향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공약을 비교해보면 △같은 공약이되 어휘 선택이 다른 공약 △내용은 같되 이행 시기나 이행 방법이 다른 공약 △큰 사항은 같되 세부사항에서 차이를 보이는 공약 등 비슷한 공약 유형을 다수 발견할 수 있다.

  ‘총학생회는 꼭 특별한 공약을 제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이전 총학이 행해온, 또한 학생회 업무를 알고 있고 총학에 출마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시할 수 있는 공약들로도 학생들을 위하는 일은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러나 답습이 지속되면 틀에 갇히기 마련이고, 더 나은 무언가를 고민할 수 없게 된다. 변화에 대응할 수 없게 되고, ‘+α’를 누릴 수 있는 경우에도 그런 기회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지나가게 된다.

  학생들을 위한 충분한 공약이 준비돼 있음에도 자꾸만 이번 선거가 아쉬운 이유다. 아주 작은 ‘+α’라도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선거운동본부는 어느 쪽이 될지 판단할 수 있을만한 공약이 부족하다. 투표는 시작됐다. 학생들의 선택만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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