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와 펭귄은 2019년에 최고의 인기를 누린 동물들이다. 상어는 1978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영화 ‘죠스’가 상영된 이후 큰 인기를 누려왔다. 그 이후로 상어가 주연인 영화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상어 영화의 인기 요인은 우리의 두려움과 공포심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어는 영화 속 상어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한편 펭귄도 영화 속 주인공으로 종종 등장했다. 2011년 짐 캐리 주연 ‘파퍼씨네 펭귄들’은 실제 펭귄들이 등장시켜 즐거움을 주었는가 하면, 다른 애니메이션에도 펭귄은 등장했다. 귀여움의 상징인 펭귄은 대한민국에서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대표 캐릭터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2019년 한해를 보내면서, 필자는 상어와 펭귄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 잠시 생각하고 싶다. 현재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어는 따로 이름이 없다. 이 유명한 상어는 한 마리가 아니라, 가족 단위로 사랑을 받고 있고 노래에서만 등장한다. 이 노래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의 유명 야구인과 대통령도 언급할 정도로 이 노래의 인기는 대단하다. 한편 아마도 지금 삶에서 최고의 정점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한 펭귄 캐릭터가 있다. 이름도 있고 유명하다. 이 펭귄은 펭귄의 ‘펭’ 자에 빼어날 ‘수(秀)’ 자를 붙여서 자신의 이름을 만들었다. 그는 혼자서 이사람 저사람 만나고 다니면서 좌충우돌하면서, 많은 젊은 팬들을 몰고 다니고 있다. 이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단순함과 솔직함. 필자는 너무 당연해서 식상하기조차 한 이 단어가 이 두 주인공의 인기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상어는 익숙한 의성어 ‘뚜루루뚜루’를 반복하면서 한 상어 가족 구성원들의 귀여움, 어여쁨, 힘셈, 자상함, 멋있음 등을 노래한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다른 물고기들이 상어가 나타났으니 도망치자고 하면서 또 ‘뚜루루뚜루’ 하고, 잘 숨어서 살았기에 신난다고 노래하면서 또 ‘뚜루루뚜루’ 한다. 사람들은 이 단순함에 푹 빠져있다. 

  우리 펭귄 주인공은 세상 물정 모르고 돌아다닌다. ‘인기 아이돌 가수가 될 거’라고 하고, 사장님을 만나서는 ‘친구 같은 사장이 되라’고 훈수 두고, 선배에게는 ‘잔소리하지 말라’고 핀잔준다. 사람들은 너무 솔직해서 예의 없는 이 펭귄을 미워할 수가 없다. 
단순하고 솔직하게 나 자신과 다른 사람, 그리고 세계를 대하면서 살 수는 없을까? 글을 마치며 문득 정호승의 시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가 생각난다.

 

  나는 희망이 없는 희망을 거절한다/희망에는 희망이 없다/희망은 기쁨보다 분노에 가깝다 

  나는 절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졌을 뿐/희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져본 적이 없다 

 

  나는 절망이 없는 희망을 거절한다/희망은 절망이 있기 때문에 희망이다

  희망만 있는 희망은 희망이 없다/희망은 희망의 손을 먼저 잡는 것보다

 

  절망의 손을 먼저 잡는 것이 중요하다

  희망에는 절망이 있다/나는 희망의 절망을 먼저 원한다/희망의 절망이 절망이 될 때보다

  희망의 절망이 희망이 될 때/당신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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