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 및 비교과 활동 축소, 오히려 공정성 해친다는 우려도

  지난달 28일(목) 교육부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은 크게 △대입전형 구조개편 △대입 평가의 투명성·전문성 강화 △대입전형 자료의 공정성 강화로 이뤄졌다. 

  먼저 대입전형 구조개편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과 논술 전형에 쏠림이 심한 서울 소재 16개 대학을 중심으로 수능 위주 전형을 40%까지 확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조 개편 대상인 16개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다. 

  교육부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개편을 유도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16개 대학에 한해 40% 이상의 정시 비율 확대를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참여 조건으로 걸었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교육부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대학이 고교교육을 내실화하고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완화하도록 대입 전형 개선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16개 대학은 2024학년도 대입까지 정시 비율을 40% 이상 확대하는 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해야만 사업에 지원할 수 있다. 또한 교육부는 “정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내년 대학 재정지원사업을 전면 재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술 위주 전형과 어학‧글로벌 등 특기자 전형 폐지도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교육부는 “논술 전형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준비하기 어렵고, 특기자 전형은 일부 학교에 유리하기 때문에 사교육을 유발한다”며 전형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논술 위주 전형과 특기자 전형 폐지를 통해 교육부는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으로 대입 전형을 단순화할 계획이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기회확대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사회통합전형(가칭)’ 도입도 추진된다. 이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고등교육 기회 확대와 지역균형발전 도모가 목적이다. 사회통합전형에서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10% 이상 선발이 의무화될 계획이다. 또한 교육부는 “사회적 배려대상자 뿐만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형을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교과 성적 위주 방식으로 10% 이상 선발할 것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대입 평가의 투명성과 전문성 강화도 시행할 계획이다. 이는 학종에서 학생의 출신 고교정보를 명시하지 않는 것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기존에는 면접 과정에서만 출신 고교정보가 숨겨졌지만, 앞으로는 서류평가부터 단계부터 가려 출신고교의 후광효과를 차단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교육부는 대학들이 학종의 세부 평가 기준을 공개하도록 하는 대입정보공개 강화, 입학사정관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육 강화 등으로 학종 운영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입전형 자료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학생부 비교과영역 축소 △학교와 교원의 책무성 강화 △자기소개서 및 교사추천서 폐지도 진행된다. 학생부 비교과영역 축소는 대입과정에서 부모의 배경과 같은 외부요인을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개인봉사활동 실적 △수상경력 △독서활동 등 모든 비교과활동을 대입에서 활용할 수 없다. 자기소개서도 2024학년도 대입부터 폐지된다. 교사추천서는 이번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이전에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에 따라 2022학년도 대입부터 폐지된다. 또한 교육부는 “학교와 교원의 책무성 강화를 위해 교육부는 학생부 허위기재, 기재금지사항 위반 등을 저지른 교원과 학교에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대해 교육부 유은혜 장관은 “고교학점제에 부합하는 2028학년도 미래형 대입제도가 마련되기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교육현장이 안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장기적으로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 평가방식과 고교학점제 등 변화하는 교육정책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새로운 수능체계(안)을 2021년까지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수능체계는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능의 영향력이 강화돼 오히려 공정성을 해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본지 1239호 ‘교육부 ‘정시확대’실시, 대입 공정성 확보될까’ 기사 참조).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수시에서 채우지 못해 정시로 이월해 모집하는 인원까지 합하면 정시 비중은 사실상 절반 이상이 될 수 있다”며 “학생들이 정시에 유리한 고교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강남, 목동 등 교육 특구의 일반고, 2024년까지는 존속하는 자율형사립고 및 외국어고로의 쏠림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입에서 삭제되는 비교과활동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혁신연대’는 “교육을 위한 학생의 자율활동, 자치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소지가 많다”며 “독서활동 미반영의 경우 학교에서 독서, 토론 교육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자기소개서를 완전히 폐지하게 되면 학생은 자신의 상황을 소명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며 “자기소개서 폐지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