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자, 나의 오빠』 채샘 저
『도박중독자, 나의 오빠』 채샘 저

  이 책은 저자인 채샘이 자신의 쌍둥이 오빠 현이 도박중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시점부터 단도박 가족모임에 꾸준히 나가고 있는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이다. 책의 맨 앞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여 있다.

  “위대한 힘이여 /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주시고 / 이를 구별하는 지혜도 주소서”

  이는 저자가 현의 회복을 위해 나가기 시작한 단도박 가족모임이 모임을 마칠 때마다 낭독하는 <평온함을 청하는 기도>이다. “언젠가 ㄱ 선생이 저한테 그러더군요. 모임에 나가지 않으면 그 결과는 자살이란 걸 알고 있다고요. 그 무서운 충동을 순간순간, 하루하루 잠재운다는 건 모임의 힘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요. (p.112)”

  저자는 현 때문에 평생을 단도박 가족모임에 나가게 됐고, 처음에는 이 사실에 속상해한다. 현이 도박에 중독된 이후 저자는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우울증까지 겪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단도박 가족모임에서 자신보다도 더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며 조금씩 자기 자신을 치유해나간다. 끝내 단도박 가족모임의 일원들을 ‘우리는 서로의 구원’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애틋하게 여기게 된다.

  이 책은 도박중독에 빠진 쌍둥이 오빠를 지켜보며 아파하고, 절망하고, 다시 일어선 회복의 기록이다. 현 또한 책의 마지막에서 도박을 끊은 지 100일째 되는 사람을 축하하는 100일 잔치에서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으며 회복되어 가고 있음을 증명한다.

  “당신만이 할 수 있지만 당신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p.143)” 책의 에필로그 제목인 ‘너는 너의 싸움을, 나는 나의 싸움을’이라는 말처럼 도박중독은 중독자와 그 주변인이 함께 헤쳐나가야 하는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나의 일상생활에서 나만이 할 수 있지만 나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생각했고, 그 일들을 도와줄 수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평온함을 청하는 기도>를 읊조리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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