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현상이 심각하지만, 한여름도 아닌 12월 겨울철에 때 아닌 장마를 바랄까? 어쩌면 지구온난화만큼 심각하게 가뭄이 이어지는 학생사회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대학은 배움과 학생을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학생을 위해 존재하지 않기에 대학본부의 유일한 견제기구는 학생이다. 학생회는 우리의 목소리를 효과적이며 동시에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정해져있고, 학생회와 일반학우가 나뉘어져 있는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수강신청 문제, PRIME 사업, 조직개편안, 비민주적인 총장 선출, 이사장 논란, 교수의 폭언과 폭행 등 우리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련의 사건들은 매년 발생한다. 이에 학생회는 우리의 대표로서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대응하고 해결해오며 가뭄 속 단비를 내리고 있다. 개인주의 성향이 심해지는 학생사회에 있어 학생회가 가뭄의 단비를 넘어 장마가 되길 바란다.

  2020년 숭실대학교 학생회 정기선거는 한 단위를 제외한 모든 출마단위에서 개표가 진행되었지만 투표 3일차까지 총 투표율이 30퍼센트 초반을 맴도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이는 학생회가 간식행사, 대여사업만 하는 복지단체로 인식되어지는 현실을 보여준다. 각 학과(부)의 특성에 맞게 어떤 것까지 할 수 있을지, 그 한계치를 아직 학생회 스스로도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고 있기에 우리들에게서 점점 먼 존재로 각인되어진다.

  가뭄의 단비를 넘어 장마가 오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학생회가 되어야 한다. 일반학우는 학생회에게 비난이 아닌 비판과 조언 그리고 따뜻한 격려를 보내주고 학생회는 일반학우를 위해 행사위주가 아닌 제도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행사는 잠깐의 반짝임이지만 제도는 우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가뭄에 단비가 내리는 지금의 날씨에 언제 단비가 그치고 가뭄만이 남을지 아무도 모른다. 목소리를 내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같아지길, 학생사회가 학내 문제에 대해 외면하지 않고 따뜻한 공간이 되길, 푸드 트럭이 아닌 우리의 일상을 보호하길, 각 학과(부)의 특색에 맞추어 모두가 함께 걸어갈 수 있길 바란다. 우린 스스로도 모르게 이미 일반 학우와 학생회의 경계선을 넘나들고 있다. 늘 함께였고 다양한 문제들을 잘 해결해왔다. 단지, 장마가 오질 않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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