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를 맞이하는 도시들의 인사말
2020년대를 맞이하는 도시들의 인사말
  • 정희섭 교수 (글로벌통상학과)
  • 승인 2019.12.02 00:00
  • 호수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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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은 2010년대의 마지막 해이지만 숫자상으로는 2020년대의 첫해이기도 하다. 실제로는 2021년이 2020년대의 첫해이지만 사람들은 ‘새로운 숫자’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1999년에서 2000년으로 해가 바뀔 때 사람들은 ‘Millennium Bug’를 이야기하며 호들갑을 떨었었다. 컴퓨터가 오작동해서 지구가 멸망할 것같이 과장하던 때가 벌써 20년 전의 일이라니 믿기지가 않을 정도다. 1999년 대재앙이 와서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말이 회자(膾炙)되면서 ‘알지 모를’ 불안감이 퍼졌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질 ‘뉴 밀레니엄’ 2000년대에 큰 기대감을 가졌다.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이 사라지고 긴 평화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고 또한 바랐다.   

  지금 쓰고 있는 원고가 2019년의 마지막이면서, 동시에 2010년대의 마지막 <이都저都> 원고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특별하다. 물론 나만의 의미부여겠지만 그래도 숭대시보에는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나의 ‘조그마한 감상(感想)’으로 나 스스로에게 ‘감상(感賞)’을 보낸다. 그리고 나의 ‘글감’이 되어준 수많은 도시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형태적으로도 미학적인 ‘2020’년대를 맞이하는 각국 도시들의 ‘가상(假想)의 인사말’을 전하고자 한다. ‘이都저都’ 칼럼에 등장했던 도시들 중에서도 각별한 애정이 있는 도시들의 뼈있는 덕담이자 인사말이다.  

  베를린: 2020년대에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처럼 남북한의 여러 가지 장벽이 무너지고 평화가 오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평화는 스스로 강인할 때만 이루어지는 쉽지 않은 숙제입니다. 

  부다페스트: 한국인들이 도나우 강에서 큰 사고를 당한 것이 아직도 미안하고 슬픕니다. 부다와 페스트가 세체니 다리로 이어져 부다페스트가 된 것처럼 대한민국 안에 존재하는 반복과 갈등이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갈등으로 힘들 때는 세체니 다리의 의미를 생각해 주세요. 

  레고랜드: 모든 것은 하나의 블록으로 시작됩니다. 당신이 좌절하고 있을지라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블록을 내려놓으세요. 블록 위에 새로운 블록이 계속 쌓이며 좌절은 희망으로 변할 것입니다. 

  이스탄불: 동양의 끝인 터키를 서양의 시작으로 만드는 이스탄불처럼 한국은 동북아에서 시작된 평화와 번영의 바람을 아시아 전체로 퍼트릴 것입니다. 한국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지지합니다.  

  라스베가스: 인생의 잭팟을 터트리세요. 모두가 대박을 맞는 2020년 되시기 바랍니다. 물론 라스베가스에 많이 오셔서도 잭팟을 터트리세요. 서울만큼 안전한 도시 라스베가스 올림. 

  상하이: 상하이의 상전벽해는 중국의 이미지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상하이는 규제를 최소화하고 이제는 모든 것을 실험할 수 있는 자유상업도시가 되었습니다. 한국도 불필요한 규제를 내려놓고 최첨단을 걷는 도시들로 가득차길 바랍니다. 

  도쿄: 올해 들어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많이 악화되어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영원한 이웃입니다. 서로의 오해를 풀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아시죠, 한류는 일본에서 시작이 되었다는 것을. 사랑해요. 한국. 

  방콕: 사왓디 캅. 한국에서 ‘방에서 콕’ 있는 것으로 유명한 방콕입니다. 2020년에도 건승하시고 방콕에서 진정한 힐링의 의미를 많이 느끼고 가세요.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은 방콕에서도 성공한답니다.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컵쿤 캅.

  뉴욕: 뉴욕은 다양성의 도시입니다. 수많은 인종이 교류하고 각기 다른 언어가 존재합니다. 공존의 미학이 있는 도시죠. 한국 사회도 다양함이 어우러져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변하기를 바랍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좋은 공기’ 부에노스아이레스입니다. 한국이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공기를 위해서 이웃국가와도 긴밀히 협력하세요. 한국에서는 꽤 멀지만 많이 놀러오세요. 여기도 한류가 장난이 아닙니다. 코리아 만세. 

  홍콩: 한국의 민주주의가 부럽습니다. 지금은 혼란스럽지만 잘 극복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이 만들어 낸 민주주의는 전 인류에게 큰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민주주의의 힘을 결코 잊지 마세요. 

  나이로비: 한국인들이 아프리카를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에 감동입니다. 아프리카는 결코 한국의 봉사와 헌신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나이로비는 ‘맛있는 물’이라는 뜻이에요. 고마워요. 한국. 

  베들레헴: 예수님은 이 곳 베들레헴의 말구유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가장 낮아질 수 있는 존재만이 가장 높은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한국 최고의 기독교 대학 숭실대학교에 예수님의 가호가 늘 함께 하시길 빕니다. 즐거운 성탄절 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2020년대를 맞이하는 ‘이都저都’ 도시들의 인사말을 적고 보니 쑥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기분도 좋다. 2019년이 이제 한 달 정도 남았다. 2000년을 맞이했던 때의 기분은 아닐 지라도 2020년에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몰려온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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