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스 아웃' 라이언 존슨 감독
'나이브스 아웃' 라이언 존슨 감독

  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제이미 리 커티스, 마이클 섀넌 등 할리우드의 주연 배우들이 영화 <나이브스 아웃>에 나란히 출동한다. ‘칼을 꺼내다.’라는 제목처럼 영화 <나이브스 아웃>은 이 칼날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지 밝혀내가는 추리 영화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아서 코난 도일과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생각나게 하지만 이를 각색하여 현대 미국 사회의 모습을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로서의 면모도 지닌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국 갑부인 ‘할란(크리스토퍼 플러머)’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그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트롬비 가의 모든 식구들이 소환되면서부터 추리 영화가 주는 긴장감을 일구어낸다. 그러나 다소 엉뚱해 보이는 탐정 블랑(다니엘 크리에그)이 영화의 완급 조절을 하며 작은 미국으로 묘사되는 트롬비 가의 사람들의 이중적인 면모를 해학적으로 풀어 나간다. <나이브스 아웃> 속 트롬비 가의 구성원들은 할란의 유서에 담긴 상속에 관심 있을 뿐, 경제적, 도덕적 결함을 지니고 있다. 불륜을 은폐하고 있는 사위 리처드(돈 존슨)와 파산한 며느리 조니(토니 콜레트), 가진 것 없이 할란의 소설로 부를 이어나가고 있는 윌트(마이클 섀넌) 그리고 망나니 손자 랜섬(크리스 에반스)이 할란을 죽인 범인으로 유력한 용의선상에 오른다. 또한 할란의 말동무이자 간병인, 마르타(아나 디 아르마스)가 블랑과 한 팀을 이루며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로 떠오른다. <나이브스 아웃>은 추리 영화지만 범인이 누구인가에 집중하지 않는다. 초반부에 범인을 알려주기에 어떻게 사건이 펼쳐질 것인가에 주목하게 만든다. 영화는 트롬비 가의 식구들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미국 이민자의 현실과 부의 세습이 가지고 오는 문제점에 대해 말한다. 동시에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 승리하는 서사적 구조를 따르며 인류가 보편적으로 생각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되새길 수 있게 만든다. 스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레트로 풍으로 표현된 미장센을 감상하는 것 또한 영화의 훌륭한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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