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 생활에 쓰는 소리는 대부분 서로 간의 소통이다. 사람 사이의 대화뿐만 아니라 음악을 듣는 것 또한 가수와 팬들 간의 예술적 소통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소리를 의사소통 말고 다른 방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초음파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높은 주파수의 소리다. 들리지는 않지만 여러 기술을 이용해 소리를 보이게 하여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위치를 알리는 기술 초음파

  지금은 야생 동물 보호를 위해 하지 않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에 올라가면 ‘야~호~’라고 외쳤다. 그러면 그 소리가 반대편 산에 반사되어 메아리로 다시 울린다. 이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 초음파 센서이다. <그림 1>과 같이 송신부에서 초음파를 발사하면 균일한 물질을 따라 초음파가 진행하다 물질의 종류나 성질이 달라지는 지점, 예를 들어 벽을 만나면 반사된다. 그 반사된 초음파를 수신기에서 감지하면 벽면까지의 도달거리를 계산하여 알 수 있다. 그런데, 중간에 균열이 숨어 있다면 이 균열에 초음파가 반사되어 예상보다 일찍 수신된다. 이것을 이용해 교량이나 건물 속에 숨어 있는 균열을 알아낼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이제 건설분야에서는 필수 기술이 되었으며 ‘비파괴검사(non-destructive inspection, 非破壞檢査)’라고 불린다.
 

'그림 1' 초음파 탐지의 원리.
'그림 1' 초음파 탐지의 원리.

 

  부모님과의 첫 만남-초음파 검사

  초음파는 액체나 고체에서 잘 전달된다. 액체에서 고체로 전달될 때, 혹은 액체에서 또 다른 종류의 액체로 전달될 때는 경계면에서 초음파의 일부가 반사되고 나머지는 그대로 지나가서 또 다른 경계면과 만나 다시 한번 더 반사된다. 이러한 여러 번의 반사 신호를 순간순간 수집해 신호 강도별로 밝기를 조절하고 2차원, 혹은 3차원으로 지도를 만들면 <그림 2>와 같이 산부인과 병원에서 자주 쓰는 초음파 사진이 된다. 초음파 검사가 병원에서 많이 쓰이는 이유는 방사선이 나오지 않아 안전하고 우리 몸이 대부분 액체와 고체로 되어 있기 때문에 명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 후배들의 부모님들 모두는 바로 이 초음파 기술을 이용해 여러분들과 처음 만났다. 실제로 <그림 2>에 있는 초음파 사진은 내 셋째 딸의 실제 초음파 사진이다. 여러분의 부모님이 그러하셨듯 나 또한 초음파가 만들어 놓은 이 ‘아름다운 흑백 사진’의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우리 후배들 또한 그런 존재이다. 불과 20여년 전 그저 배 속에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부모님에게 한없는 감사와 기쁨을 줬던 고귀한 존재 말이다. 오늘은 들리지 않는 소리(초음파) 말고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이용해 부모님께 안부 전화 한번 해보는 게 어떨까.
 

'그림 2' 초음파 검사.
'그림 2' 초음파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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