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우리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전례 없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국의 초·중·고등학교는 몇 차례 개학을 연기했으며 많은 대학들 역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수업을 사실상 1학기 내내 시행할 방침을 세우거나 세웠다. 많은 이들이 언급하듯 우리 사회는 이전에 가지 않았던 길을 가고 있으며 그 끝이 언제일지 어느 길로 우리를 이끌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본교도 이번 학기는 온라인 수업으로 학사를 운영하기로 결정했으며 그에 따른 후속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은 특히 대다수의 교원들에게 생소한 방식이다. 스마트 기기나 IT 기기에 상대적으로 훨씬 익숙해 각종 동영상으로 수업을 수강하던 대학생들에게도 전 과목을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것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기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의 질이 저하되었다며 등록금 반환 운동을 벌이고 있고 교원들 역시 생소한 강의 방식에 적응하느라 고역이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으로 야기된 상황이라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거나 탓할 수도 없는 만큼 서로의 입장만을 주장하기 보다는 조금씩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학기 수업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것에 따른 부수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외국에 있는 학생들의 경우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들으려면 한국과의 시차 때문에 한밤이나 새벽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교원의 경우 동영상 녹화가 가능한 강의실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학생들을 평가하는 방식을 택하는 문제도 쉽지는 않다. 또한 실험이나 실습 또는 실기 지도가 필요한 교과목의 경우 어떤 식으로 진행할 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하며 대면 수업을 진행할 때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그때마다 서울로 와야 하는 상황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온라인 수업을 수강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몸이 불편한 학생들을 지원해 줄 방안 마련도 절실하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여러 면에서 우리가 살아온 기존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교훈을 역설적으로 주고 있다. 오프라인 수업 방식이 여전한 대세이긴 하나 온라인 수업도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이미 화상 회의 같은 것은 회사나 관공서 등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온라인 수업 방식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지금부터라도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평탄할 길로 만들거나 험난한 길로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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