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해 촘촘한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 같이 작동하던 지구촌이 출렁이고 있다.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금전적인 혜택도 시행하고 있기도 하며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라 문에 빗장을 지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나의 유럽을 외치며 단합된 모습을 보이던 유럽도 경제문제로 인해 회원국 사이에 엄청난 틈이 생기고 갈등의 골이 깊어 가고 있다. 마스크를 둘러싸고 뒷돈 거래로 남의 나라 마스크를 가로채거나 심지어 국가 정보기관까지 동원된다니 그토록 강조한 공정한 경쟁이나 신사적 행동이란 말은 자기 것만을 챙기겠다는 욕심 앞에서 망언으로 전락해 버렸다. 또한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재기가 성행하며 휴지를 놓고 주먹다짐을 벌이는 등 작금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그동안 문명사회라는 허울 속에 감춰졌던 우리의 이기적이고 탐욕스런 본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 사회는 초기의 위기를 잘 넘기고 안정세에 들긴 했지만 여전히 감염자는 증가하고 있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많은 이들이 협력 정신을 보여 바이러스 감염확대 저지에 상당한 기여를 하며 타국도 우리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자주 언급하곤 하지만 그 와중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들이 있는 것이 개탄스럽다. 더욱이 감염폭발의 가능성이 여전한 상태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거듭 이어지는 상황이라 정부에서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2주 더 연장하는 등 조심에 조심을 더해야 하는 실정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보다 자신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이들로 인해 오죽하면 정부에서 방역수칙을 어기면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한 처벌을 한다고 할 만큼 지금은 아직 엄중한 상황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자가격리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집단감염이나 지역감염으로 사태가 확산된 경우에서 보듯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이 나와 이웃의 안녕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을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심신의 피로가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자칫 커다란 위험에 처할 수 있기에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고 지금껏 보인 성숙한 시민의식의 고삐를 좀 더 죄어야 할 때다. 나의 이기적 행동으로 인해 남이 피해를 입는다면 내 행동이 바로 바이러스라는 점을 지금이라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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