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 스펙에 대해 재정의 했다. 스펙의 본질은 차별성이다. 차별성을 갖춘 인재가 급변하는 환경과 치열한 경쟁의 시대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이러한 차별성과 적합성을 무엇을 통해 판단할까?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 이에 대해 알아보자.

  1단계 : 서류전형 (이력서, 자기소개서)

  채용 프로세스는 진화하고 있다. 여러 단계를 통해 지원자를 평가하고, 더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이다. 그 기본이 되는 것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이다. 이력서를 통해 정량적으로 지원자를 판단하고, 자기소개서를 통해서 정성적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일차적으로 지원요건에 충족되지 않는 사람들을 가려낸다. 그런 다음 일반적으로 자기소개서 내용을 검토하게 되지만, 간혹 지원자가 너무 많거나 여타 문제에 의해서 시간과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발생한다. 그런 경우에는 정량평가 기준을 좀 더 엄격하게 상향 조절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자기소개서를 검토해야 하는데, 또 다른 문제점이 생겼다. 몇 년 전에 있었던 금융권과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다. 그 사건 이후로 많은 기업에서 자기소개서를 서류 평가에서 배제하기 시작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P/F로 평가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모양새만 갖췄다면 통과를 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소개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대충 쓴 자기소개서로 서류전형은 통과할 수 있어도 면접은 통과하기 어렵다. 면접에서 질문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초 자료가 자기소개서이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다음 호(1248호)에서 다루겠다.

  2단계 : 역량검사전형 (인‧적성고사)

  서류전형을 통과했다면, 이제는 인‧적성고사를 봐야 한다. 인성고사는 성격검사 같은 것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응시하면 된다. 가끔 가상의 나를 만들어서 인성고사를 보는 학생들이 있는데 절대 금물이다. 십중팔구 성격이상자로 결과가 나오니 솔직하게 풀길 바란다. 인성고사에 대해 미리 알아야 할 것은 ‘결과’이다. 면접장에서 면접관이 내 인성결과를 토대로 질문을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인성검사의 결과는 내향적인 성격이었는데, 면접장에서 외향적인 척한다면 면접관이 의아해할 것이다. 내향적인 성격 덕분에 꼼꼼하고 진중함을 강조해야 하고, 내향적이지만 소극적이지 않고 적극적임을 어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인성, 성격검사를 통해 심리 검사에서 나오는 본인의 인성과 성격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이제 적성고사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NCS시험에 해당하는데, 이는 이건 학습의 영역이다. 길게는 2년이 넘게 적성고사에 시간을 투자하지만 공부한다고 쉽게 점수가 오르는 영역은 아니다. 문장에 대한 이해력과 해석이 좋은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 우수한 인재임에도 불구하고 적성검사에서 고배를 마시는 학생들이 많다. 자신을 객관화하고 전략적으로 판단하자. 취업은 전략이다. 나에게 맞는 전형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적성고사가 있는 기업에 가고 싶다면, 공부를 빨리 시작하자. 영단어 암기와 비슷하다. 하루라도 빨리 한 문제라도 더 풀어보는 것이 유리하다.

  3단계 : 면접전형

  마지막 단계는 면접이다. 요즘은 AI면접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주요 평가 항목이 아닌 보조수단에 불과하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은 마이다스아이티에서 개발한 inAIR를 활용하여 AI면접을 보고 있으니,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면접 전형은 마지막 단계이다. 서류전형과 역량검사전형을 통해 판단한 지원자와 실제 지원자의 모습이 일치하는지 검증하고, 부족한 역량의 보완 가능성과 새로운 역량에 대한 발견도 이뤄진다. 면접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는 1249호에서 다루겠다.

  핵심은 각 전형의 연결성이다. 모든 전형에서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 서류전형에 드러난 나의 성격과 인성고사의 결과가 일맥상통해야 하고, 면접에서도 동일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나라는 사람을 신뢰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묻지 마 지원’이 아닌 나에게 맞는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일단 쓰고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전형을 고려해서 지원해야 한다. 이번 주도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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