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정치
미래를 위한 정치
  • 박중현 겸임교수 (사학과)
  • 승인 2020.05.11 15:23
  • 호수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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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은 갈수록 풀리지만 코로나19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책임 공방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에 배상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중국은 또한 미국에 강력히 대응하면서 이 병의 시발에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가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소홀한 대처로 미국 사회에서 받는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올해 대선을 치러야 하는 그에게는 발등에 떨어진 불일 것이다. 중국의 상황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한동안 최고 집권자에게 코로나19에 대한 대처 소홀의 책임을 묻는 중국 시민들의 요구가 있었다.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한 시진핑에게 이 사태는 최대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비난을 돌리기 위한 다툼 속에 코로나19로 희생되는 시민들은 형해화되어 버렸다.

  일본에 코로나19가 점차 확산되려 할 때 사이타마 시는 각급 학교에 마스크 등을 배급했다. 이때 조선 학교는 제외했다. 이전에 각급 학교에 지원하는 지원금도 조선 학교는 제외시킨 바 있다. 많은 한국의 시민 단체나 의식있는 기업들이 일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조선학교를 지원했다. 언론은 사이타마 시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민족 감정에 기대 비판적인 기사만 연신 보도했다. 그런 와중에도 인근 주민들이 조선 학교 현관이나 입구에 마스크를 비롯하여 손 세정제 등을 소리 없이 놓고 간 사실을 한 신문이 전했다.

 

사이타마 조선 학교 앞에 시민이 놓고 간 물건들.자료: 한겨레신문
사이타마 조선 학교 앞에 시민이 놓고 간 물건들.          자료: 한겨레신문

  아베는 종종 한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재판, 일본군 ‘위안부’ 피해 등과 함께 작년에는 별안간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 제한에 이르렀다. 16세기 전국 통일 후 국내의 불만을 대외로 돌리기 위한 도요도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 러일 전쟁 후 불만을 돌리려는 조선 침략, 간토 대지진 때 불안감 해소를 위한 한국인 학살 등 과거부터 같은 양상으로 자행된 모습들이다. 모든 것들이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었다. 극단적으로 작년에는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에 이르기까지 아베의 한국 때리기는 자못 치졸하지만 이런 것들이 용인되는 일본 사회 또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재일 동포를 포함한 외국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 조선 학교 학생들은 평생을 그 지역 사회에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다. 정부가 그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해야만, 그들이 사회에 기여하고 순환하면서 그 사회는 건강하고 윤택해진다. 또한 앞서 사이타마 조선 학교에 온 정을 베푸는 일례를 보듯 많은 양심적인 일본 시민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로 동아시아 평화를 연결해 주는 끈이기 때문이다.

  최근 김정은 잠행과 관련하여 국회의원에 당선된 태구민, 지성호 당선인의 발표를 놓고 논쟁이 가열차다. 심각하기는 이들에 대한 비판이 ‘탈북민 포비아’로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예전, 이 자스민 의원에게 행했던 것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이들의 말과 행동에 대해 편을 갈라 몰매맞게 하는 듯한 비판은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언행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 전에 이들을 공천한 정당에 처사 역시 비판받아야 한다. 탈북민이라 국회의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우스갯소리로 김정은을 공천해도 당선된다는 강남에 태구민을, 트럼프에게 가서 북한 인권을 비판한 지성호를 공천한 것은 이를 통해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려는 목적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그런 공천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은 이미 받았다. 자신들의 선대 위원장마저도 비판하지 않았는가? 선거 때면 북한의 도발을 부추기거나 기대하는 정당은 대한민국에 존재할 가치가 없다. 정당은 정권 장악을 목적으로 하기에 앞서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 국민의 안위를 염두에 두지 않고 어떻게 정권을 잡으려 하는가.

  두 당선인도 자신들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준 정당보다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 그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품어준 것은 대한민국과 그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물론이고 더 열악한 상황에 있는 탈북민들도 보고 있을 것이다.

  정치는 사회 구성원들을 보듬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하는 일이다. 따라서 아베, 트럼프 및 시진핑과 같은 국가 지도자들은 물론 이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일시적 이득에 얽매이지 말고 더 본질적인 골을 보고 나가야 한다. 특히 자신과 다른 의견, 처지에 있는 이들을 공격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하려는 작당은 결국 시민들의 손으로 응징되어야 하고,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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