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일), 교내에 발생한 난동 사건의 전말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게시됐다. 게시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경 형남공학관 1층 주차장에서 중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외부인들이 소화기를 분사하며 소리를 지르고 장난치고 있었다. 이를 확인한 경비원과 재학생들 이를 제지하려 했지만, 이에 외부인들은 경비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폭언했다.

  이에 분노한 본교 재학생들이 에브리타임에 모여 순찰대를 만들어 학교를 순찰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 후 일부 재학생들은 ‘숭실대 특급전사들’ 이라는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실제로 순찰에 참여했다. 이들은 구역과 요일을 나눠 순찰 계획을 세우고, 종종 에브리타임 게시글로 순찰 상황을 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부인이 교내로 들어와 벌인 난동 사건에 학생들이 스스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하는 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하기 위해 모인 곳이기에 학교는 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줘야 하며, 외부인의 침입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더욱이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캠퍼스 내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상태기 때문에, 그 역할이 평소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데도 재학생들은 외부인의 캠퍼스 출입으로 학습권이나 시설을 안전하게 사용할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 게다가 순찰대 학생들의 안전도 보장하기 어렵다.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 측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학교의 대응은 미흡해 보인다. 본교 교직원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현재 학교 측은 교내 난동과 안전성 미흡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 본부는 긴급 상황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 이후로 새롭게 변경될 매뉴얼은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학교 측이 설명한 기존 매뉴얼에 따르 면 사건이 발생하면 중문 상황실에서 총무처나 담당자에 연락한 후, 112에 신고 해야 한다. 그 후에 담당 처장, 팀장에게 연락해 사건 경위를 확인하고 이후 사건 대처를 하는 방식이다. 교직원 인터뷰에 따르면 새로운 매뉴얼에는 CCTV를 집 적으로 감시하고, 혼자 순찰하지 말고, 내선에 핸드폰 번호를 추가하는 요건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는 일어나는 긴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보다, 기존의 매뉴얼을 강화하는 정도로 보인다.

   학생들은 긴급 상황을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바란다. 에브리타임 글 게시자는 “다른 대학에서는 세콤 같은 사설 경비업체가 학교에 상주하고 있다”며 사설 경비업체 등을 고용해 체계적인 학교 순찰 업무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른 학생들 또한 스스로 순찰대에 자원해 순찰할 정도로, 순찰 강화와 같은 실질적인 방안을 바라고 있다. 학교 측은 긴급한 상황에서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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