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플랫폼' 가더 가츠테루-우루샤 감독
'더 플랫폼' 가더 가츠테루-우루샤 감독

  근 미래. 주인공 고렝(이반 마사구에)은 ‘수직 자기관리 센터’라 불리는 최첨단 감옥에 스스로 들어간다. 6개월의 시간을 버티면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기에 그는 개인 소지품으로 돈키호테 한 권을 들고 감옥에 입소한다. 그러나 그의 기대와는 다르게 감옥은 철저히 비윤리적인 계층 구도를 가진 공간이었다. 0 층에서 시작해 200 층이 넘는 수직 구조의 감옥은 30일마다 무작위로 거주하는 층이 바뀐다. 공간 중앙은 거대한 구멍이 나 있다. 그 공간으로 수백 명의 사람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이 담긴 거대한 식탁이자 플랫폼이 0 층부터 최하층까지 이동한다. 물론 식사 시간과 횟수는 제한적이다. 어쩔 수 없이 그들의 행복은 식량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 아래 층으로 갈수록 찌꺼기 한 톨 먹는 것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 해 몇 층에서 눈을 뜨는 가로 그들의 생사가 급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렝은 처음 배정된 칼을 소지품으로 들고 온 노인 트리마가시를 만난다. 그는 트리마가시와 두 어 달의 시간을 보내며 인간으로서의 이성을 지키느냐, 생존 본능을 따르느냐의 기로에 놓인다. 트리마가시를 상징하는 칼에서 볼 수 있듯 그는 철저하게 생존만을 생각하는 인물로 고렝의 욕망을 자극한다. 두 번째로 만난 관리자 출신 이모구리는 강아지를 소지품으로 들고 온 인물로 모두가 양보하고 배려하면 플랫폼의 음식을 최하층의 사람들까지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고렝은 극명하게 다른 두 인물을 겪으며 문제의 정답은 공간의 시스템에 있음을 자각한다. 그는 공간의 구원자로 거듭나며 하나의 메시지를 최상층에 전달하고자 숭고한 희생을 선택한다. 영화 <더 플랫폼>은 인간이 극한의 상황에 몰리면 추악한 본성을 내 보이는 가운데도 그 속에 여전히 한 톨의 희망이 존재하고 있음을 전달한다. “뭘 어떻게 하겠어”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부조리한 시스템에 순응할 수밖에 없음에도, 비관주의로 끝나지 않고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이 살아 있음을 독특한 계층 구조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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