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법’ 통과 앞두고 의견 엇갈려
‘넷플릭스법’ 통과 앞두고 의견 엇갈려
  • 김지훈 수습기자
  • 승인 2020.05.18 14:23
  • 호수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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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목), 넷플릭스에 통신망 이용비를 부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 - 망 품질유지법(이하 넷플릭스법)’이 국회 상임위원회(이하 상임위)를 통과했다. 오는 29일(금) 안에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에 통과만 남았다. 넷플릭스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넷플릭스는 국내 통신사 3곳에게 망 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넷플릭스법을 두고 콘텐츠제공기업(CP)과 통신기업(ISP)은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CP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등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들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선 통신망을 이용해야 한다. 이때 통신망을 관리 및 개설하는 회사가 ISP이다. ISP는 인터넷접속서비스를 구축하는 기업으로 △SKT △KT △LG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해외대형CP는 해외인터넷 망을 통하여 국내인터넷 망을 접속했기 때문에 무료로 이용해왔다. 그러나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대형CP가 국내시장에서 최근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국내통신망트래픽의 대부분을 해외대형CP의 트래픽이 차지했다. 지난해 9월 25일(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대형CP가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통신망에서 차지하는 트래픽 비중이 67.5%에 달했다. 따라서 해외대형 CP의 막대한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ISP기업들이 망 증설 및 운용유지비용을 해외대형CP들에게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해외대형CP들은 망 품질 유지하는 것은 ISP기업들의 본연의 책임이며, 비용을 직접 부담할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상임위에서 넷플릭스법이 통과되면서 지난 4월 13일(월)에 넷플릭스가 SK브로 드밴드(이하 SKB)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재조명됐다. 이는 넷플릭스가 망 운용, 증설 이용대가를 SKB한테 지불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법원이 판결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리고 이미 소비자가 SKB기업에 망 이용료를 내는데, 넷플릭스에게도 망 이용료를 받는 것은 이중청구라고 반발했다. 또한 넷플릭스 측은 이 법안이 망 중립성을 해치는 법이라 주장했다. 망 중립성은 통신망 제공사업자 모두에게 동등하게 인터넷 망을 제공하는 개념인데 트래픽양이 많다는 이유로 넷플릭스에게만 이용요금을 부담시키는 것은 법의 위반이자 차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SKB는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SKB는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의 트래픽 증가 수준이 망 증설 수준을 넘어뛰는 수준이다”며 재정신청서를 냈다. 그리고 이미 국내 CP기업들은 망 이용료를 부담하고 있는데, 넷플릭스만 부담하지 않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해외글로벌CP를 규제하는 법안이 마련돼있지 않아 ‘상호고시접속법’ 에 적용되는 국내CP기업들만 망 이용료를 냈다. 이번 넷플릭스법이 이러한 역차별 현상을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내 CP기업들의 반응은 다소 상반된다. 이미 망 이용료를 부담하고 있는 국내 CP기업들이 오히려 넷플릭스법을 비판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지난 12일(화)에 ‘20대 국회의 인터넷규제입법 임기 말 졸속처리 중단하라!’라는 이름의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넷플릭스법을 당장 중단해야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통신사는 망 중립성 유지와 공정한 네트워크 질서를 견인해야 한다”며 “국회는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해소 및 글로벌 CP에 대한 대책이라고 표현하지만, 망 중립성 원칙과 동 떨어진 방향으로 법률을 개정하려 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해외대형CP기업들을 규제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국내 CP기업들만 역차별의 피해를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해외기업에 대한 역외규정이 신설돼있긴 하지만, 이 조항 하나로 실효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인기협의 주장에 더불어민주당 안정상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근거 없는 선입견으로 문제 삼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어 안 의원은 CP기업들에게만 규제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며 ISP와 CP 모두에게 망 품질유지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 전했다. 또한 “역외규정 신설에 한계를 인정한다”면서도 “그동안 이 규정마저 없었기 때문에 법적조치를 할 수 없었다”며 “역외규정 적용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법적조치에 나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넷플릭스법은 오는 20일(수)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대형CP는 물론, 넷플릭스와 구글 등 해외대형CP도 망 이용료부담 의무를 이행하게 된다. 일부 누리꾼들은 “개정 후에 넷플릭스 이용료가 오르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기도 했다. 이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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