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힘든 학기이다. 코로나19는 교육 환경을 통째로 바꿔놓았고 교수, 학생, 교직원 모두 난데없이 닥쳐온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느라 힘들어하는 한 학기를 보내고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번 학기를 무사히 마무리하고 다음 학기부터는 건강하게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

  이 와중에 내가 이끄는 연구실이 과기정통부가 선정하는 증강현실 기반 헬스케어 연구실이라는 주제로 실감콘텐츠 랩 사업에 최근 선정되었다. 연구개발 과제로는 더 큰 성과들이 주위에 많이 있을 터이나, 이 사업이 연구개발이 아니라 상암DMC에 연구실을 하나 더 만들어 인력양성과 콘텐츠 개발을 진행하는 사업이었다. 고로 과기정통부에서 보도자료를 적극적으로 배포하는 바람에 많은 언론에 보도되게 되었고, 학교 홍보팀에서도 이를 받아 홍보한 덕에 주변의 축하를 많이 받게 된 참으로 기쁜 일이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상황은, 원래 계속 연구하던 분야이므로 이런 내용을 제안한 것일 뿐인데 선정 후에는 비대면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기술과 응용 콘텐츠로 많이 포장되어 보도자료가 배포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가상증강현실(VR, AR)이 본질적으로 비대면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제안서를 준비할 때 그러한 부분까지 고려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홍보하는 단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와 비대면 산업의 발전이라는 이슈가 더 강조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과정을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설계할 때, 닥쳐온 이 시련의 당장 힘든 부분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오히려 활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시대는 서로 다를 것이라 얘기하고, 나도 어느 정도 동의한다. 기업들의 주가 순위가 바뀌고 있고, 산업 전망과 생활상의 변화가 다가올 것이며, 이전과 똑같은 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큰 변화가 단기적으로,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우리의 삶에 몰아닥친다.

  작은 변화이든 큰 변화이든, 세상이 바뀐다면 이에 대응하여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자. 변화된 세상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부분들을 남보다 앞서서 찾아내자. 힘든 시기이지만 인류는 결국 이겨낼 것이고, 우리나라도 이겨낼 것이며, 숭실대학교도 이겨낼 것이다. 이제 우리는 미리 그 이후를 준비하자. 힘든 시기에 모두들 우울해진다는 코로나블루를 사람들이 얘기할 때, 여러분들은 이를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내는 계기로도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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