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번 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이 시행됐지만 기말고사는 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공정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감소 추세에 있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태원 클럽 사태를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몇몇 학생들은 기말고사 대면 진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내고 있다. 학교 측은 안전한 기말고사 진행을 위해 △마스크 필수 착용 △발열 학생들을 수용할 별도 고사실 준비 △강의실에 손 세정제 비치 등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불완전해 보인다.

  우선 대면 시험을 위해 상경을 해야 하는 학생들에 대한 학교 측의 배려가 부족하다.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의 경우 기말고사가 하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에 통학에 대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제주도나 부산과 같이 통학이 불가능하다시피 한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대학 근처에서의 숙식이 필수적이다. 타 대학의 경우 이러한 상황에 처한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를 개방했다.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의 경우 기말고사에 한해 지방 학생들의 임시 입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본교의 경우 현재까지 지방 학생들의 거주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은 없는 상태다.

  마스크 필수 착용과 같은 방침 또한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은 시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최대 3시간 이상을 불편함을 감수한 채로 시험에 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적의 환경에서 시험을 치러야 할 권리를 외적 원인으로 방해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기말고사 대면 시험은 접촉 차단을 위해 지금까지 진행된 비대면 수업의 의미와 목적을 퇴색시킬 수 있다. 기말고사를 대면으로 진행하게 되면 접촉이 불가피하다. 물론 기말고사장 내에서 책상을 띄우거나 하는 등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시험장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에 복도와 식당 같은 본교 시설의 이용 과정에서 학생들의 감염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이처럼 기말고사 대면 진행에 대한 우려와 부담이 만연한 상황 속에서 본교 학생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시행된 기말고사가 어떠한 의미를 남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본교가 대면 시험으로 인한 감염 위험과 학생들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대면 시험을 진행할 것이라면 최대한 부담과 불편을 줄여줄 방침과 대안들을 마련해야 한다. 기숙사를 개방하여 지방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접촉에 대한 통제 강화를 위해 시험 운영 인원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또한, 마스크와 환기 등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대면 시험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와 부담을 전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기말고사는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변별력을 가릴 수단이 아닌 학생들의 부담의 근원과 코로나19 확산의 매개체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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