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야기' 노아 바움백 감독
'결혼 이야기' 노아 바움백 감독

  한때 떠오르는 영화배우였던 니콜(스칼렛 요한슨)은 남편 찰리(아담 드라이버), 그리고 아들 헨리와 함께 살며 찰리의 연극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그러나 10년째 반복되는 삶을 사는 니콜은 어쩐지 공허함을 느낀다. 그러던 중 할리우드에서 파일럿 드라마 출연의 기회를 얻은 니콜은 드라마 출연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부부간의 갈등이 심화된다. 결국 갈등은 별거로 이어지게 되고, 니콜은 8살 아들 헨리와 함께 LA로 떠난다. 영화 <결혼 이야기>는 로맨스 영화에 어울릴 법한 제목과 달리 이혼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마치 전쟁 처럼, 양육권을 얻기 위한 소송은 엄청난 비용과 더불어 두 사람의 가슴에 큰 생채기를 남긴다. 원만할 줄 알았던 이혼은 점차 진흙탕 싸움이 되며 서로의 약점을 잡고, 흠집을 내는 것이 그들의 일과의 가장 큰 부분이 되어 버린다. 아들을 생각해서라도 쿨하고 원만하게 이혼을 하고자 했지만 이제 그들에게 남은 것은 서로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다. 영화는 철저히 현실적인 시각에서 행복한 결혼 생활이나 헤어짐을 크게 부각하지 않는다. 이혼의 과정에서 행복했던 과거를 회상하거나, 여전히 미련이 남아있는 부부의 감정을 보여준다. 또한 그럼에도 아들 헨리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부의 모습이 돋보인다. 비록 서로에게 생채기를 냈지만 헨리에게는 여전히 좋은 아빠이자 엄마이고 싶다. 영화 <결혼 이야기>의 섬세하고 촘촘한 서사와 감정의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두 인물 모두에게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생긴다. 노아 바움백 감독은 실패를 겪어야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고 말하며 부부가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 결혼과 사랑,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본질을 돌아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미워하면서 동시에 사랑한다는 말은 모순점을 가지고 있지만, 노아 바움백의 섬세한 연출력으로 영화 <결혼 이야기>는 결혼의 양면성을 훌륭하게 풀어낸다. 스칼렛 요한슨과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 역시 영화를 관전하는 주요 포인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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