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포스트 아포칼립스 - 영화 '반도'
한국형 포스트 아포칼립스 - 영화 '반도'
  • 김은지 (문예창작 졸)
  • 승인 2020.08.10 00:19
  • 호수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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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 연상호 감독
'반도' 연상호 감독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극장가가 다시금 붐비기 시작했다. <부산행>의 속편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의 중심이 된 연상호 감독의 영화 <반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좀비의 창궐로 폐허가 된, <부산행> 이후 4년의 시간이 지난 대한민국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꿈도 희망도 없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속 인간의 존엄성보다 힘과 계급이 우선이 되는 영화 <반도>의 세계관은 폐허가 된 대한민국을 통해 그럼에도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조망한다. 탈출 과정에서 누나와 조카를 잃은 정석(강동원)은 홍콩에서 병균과 다름없는 취급을 당하다 고국으로 돌아온다. 금을 실은 트럭을 찾기 위한 귀환이었지만 정석을 반긴 반도의 모습은 인간애를 상실한 631부대와 좀비 부대, 폐허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민정(이정현)과 두 딸 준이(이레)·유진(이예원), 전직 군 간부 김노인(권해효)이다. 부산행에서 목숨을 부지하고자 문을 걸어 잠그던 사람들은 반도 속에서 인간애를 상실한 사냥꾼으로 변해버린다. 아포칼립스 속 좀비보다 더 끔찍한 괴물의 탄생인 셈이다. 또한 <부산행>이 KTX와 기차역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사건을 풀어나갔다면 <반도>는 폐허가 된 도시 곳곳을 누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주요 인물들이 전직 군인이나 생존에 적합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부산행>보다 더 화려하고 전문성 넘치는 액션들도 만나볼 수 있다. 많은 인상적인 장면 가운데서도 약 20분가량의 카 체이싱 장면은 을씨년스러운 도시의 분위기와 좀비 떼의 습격, 그리고 숨 막히는 액션이 삼위일체를 이루며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선사한다. 영화 <반도>는 지나친 신파로 호불호가 갈리지만, 많은 사람을 살리고자 희생도 불사하는 극한의 상황과 함께 희망이라는 하나의 결말을 향해 연대를 이뤄가는 휴머니즘을 선보인다. 이와 같은 메시지가 코로나19라는 위기에 봉착한 우리의 상황과 유사한 점이 많기에 <반도>의 또 하나의 흥행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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