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금), 본교는 교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박래전 열사 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 공간을 회수하겠다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기념사업회는 ‘공간 회수 결정을 철회하라’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본교 민주동문회도 공간 회수 결정에 대해 반발했다. 이에 현재 학교는 공간 회수 계획을 유보하고 기념사업회와 재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학교가 학생자치단체인 기념사업회 공간 회수를 결정한 여러 근거 중 주된 내용은 기념사업회가 학교에 정식으로 등록된 단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학교 측의 입장이 학생자치 공간을 관리하고 관리 주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공간 회수를 결정한 다른 이유들이다. 학교는 기념사업회 공간 회수 취지에 대해 기념사업회가 ‘숭실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이방인(이하 이방인)’의 입장을 옹호하는 대자보를 게시하고, 이방인이 본교 차별 행위를 규탄하기 위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기념사업회가 성소수자 옹호 및 학교 본부에 대해 비난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민주동문회 △이방인 △숭실대학교 노학연대 ‘살피재’ 등과 연대해 학교본부를 적대시하는 것으로 관찰된다며, 기념사업회 설립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활동하는 것을 공간 회수의 근거로 제시했다.

  숭실대학교에 속한 단체들과 뜻을 함께하고, 지지하고자 했던 연대 행동이 해당 단체가 사용하고 있는 공간을 회수해야하는 근거가 되고, 명백한 학교에 잘못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발언이 학교를 적대시 하는 행동으로 해석됐다. 연대는 누구나, 어느 단체나 할 수 있다. 단체의 설립취지에 맞지 않다고 해서 제지돼야 할 이유는 없다. 이는 학교야말로 학생을 적대시하고, 학교 사회로부터 특정 단체를 고립시키는 행위다. 학생지도라는 명목 하에 행해진 이러한 비상식적인 행위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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