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숭실대학교를 졸업하는 화학공학과 박요한입니다. 스물여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한 저의 대학 생활 목표는 대기업 취업이었습니다. 작년 하반기 첫 취업 준비는 모두 탈락했고, 나이는 서른 살이 됐습니다. 더군다나 올해 초, 코로나19까지 겹쳐 대부분의 기업이 채용을 연기하고 심지어 채용하지 않는 기업도 많았습니다. 채용하는 곳도 드문 가운데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저를 정신적으로 힘들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나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도 똑같다는 생각에, 이때 조금 더 열심히 노력하면 평소보다 2~3배로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하며 버텼습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이번 상반기에는 원하는 기업에 합격했습니다.

  이번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재난 속에서 저는 배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헤쳐나갈 방법이 있고, 그건 스스로 만든다”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힘든 일이 많을 텐데, 이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나가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숭실대학교 후배들도 대학 생활의 목표가 하나씩은 있으실 텐데, 현재 주어진 환경과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그 목표를 이루어 내시길 응원하겠습니다.

 

  8월의 학생회는 매년 2학기 개강 행사, 대동제 등을 기획하며 활기차게 흘러간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대동제는커녕 학생회가 마치 코로나 비상대책위원회 마냥 굴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또한 코로나 예방 대책 마련, 온라인 강의 매뉴얼 제작, 기말고사 피해 사례 수집, 요구안 및 성명서 작성 등 총학생회의 모든 사업과 행사를 뒤로한 채 오로지 코로나19 속에서 한 학기를 보내왔다.

  그뿐만 아니라 전체간부수련회 작일 최소, 랜선교양수업 당일 취소, 그 외에도 공들여 준비한 다양한 사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 혹은 연기됐다. 하물며 작년 11월, 학우들과 약속했던 수많은 주요 공약들은 이행 시도조차 불가능하게 됐다. 코로나19가 내게 안겨준 1학기는 이렇다. 암담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2학기를 위해 준비하고, 고민하고 있다. 숭실 구성원 모두가 지칠 때 적어도 총학생회는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 하나로 나아가는 중이다.

  대학생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학교생활과 학습의 권리, 코로나로 인해 무뎌진 당연한 것들을  우리는 지켜야 한다. 학우들이 학교로 돌아왔을 때, 그들에게 여전히 자랑스럽고 그리웠던 숭실대로 기억되길 바란다.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이탈리아 교환학생 시절, 친구가 도시를 방문하여 같이 여행했던 시간이 있었다. 나름 5개월 동안 도시에서 지낸지라 유명 관광명소를 다 안다고 자부했지만, 그 친구가 제시한 장소는 새로운 곳이었다. 새로이 방문한 ‘San Pietro’라는 곳에서 아름다운 노을과 야경을 즐길 수 있었다. 5개월 동안 작은 도시 속 곳곳을 다 다녔다고 자부했지만, 관광객의 자세로 친구와 멋진 야경을 즐길 수 있었다. 교환학생을 추억으로 남기고 귀국하여 다시 학업에 몰두하던 중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라는 책을 통해 관련 추억의 경험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어떤 곳을 여행하고 왔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그 도시의 전부를 속속들이 다녀온 것은 아니다. 설령 도시의 주민이라 할지라도 그 도시의 전부를 알지 못한다. (중략) 오히려 나는 서울에 대한 책을 거의 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간접적으로 타자를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여행을 경험한다.” 김영하 <여행의 이유>

  우리는 서울에 살면서 서울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사전조사로 준비된 이방인이 더욱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마치 ‘San Pietro’를 소개해준 친구처럼. 학교 또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기 때문에 이곳은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놓치고 지나가고 있는 것들이 많다. 졸업을 앞두고 익숙해진 학교를 다시 한번 둘러봤다. 입학했을 당시와 달라진 좋은 시설들과 변함없이 든든한 선후배님과 모든 고마운 분. 그리고 항상 많은 가르침을 주신 교수님까지. 한때는 익숙했다고 생각한 모든 점이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고맙고 소중한 나의 ‘San Pietro’가 아닌가 싶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소통’과 ‘관심’이 중요한 지금. 한 번쯤은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살펴보는 건 어떨까.

 

  과제와 공부를 해치우던 작년 가을, 중간고사 직전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중도휴학을 결심했다. 소심한 내가 살면서 한 일 중 가장 큰 일탈이었다. 결심은 갑작스러웠으나 오랜 시간 구상해온 계획이 있었기에 나름 야심 찼다.  온전한 나의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고자 계획을 빼곡히 적었고, 아주 순조롭게 하나씩 실천해나갔다. 하지만 만족스러웠던 휴학 라이프에 불현듯 코로나가 나타났다. 늘 그랬듯 이번에도 금방 지나갈 거라 생각했으나 시끄러운 재난 문자가 익숙해질 때까지도 끝이 나지 않았다.

  나의 해외 진출의 꿈은 비행기 티켓과 함께 공중분해 되었으며, 벼르던 대외 활동들은 모집공고를 올리지 않았다. 일하고 있던 모기업 매장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고 이는 고스란히 스태프들에게 돌아왔다. 토막 난 매출을 복구하기 위해 많은 스태프의 일자리를 없앴다. 코로나19에 일자리를 빼앗기고 뭐라도 열심히 하려는 나를 비웃듯, 도서관과 체육문화센터는 문을 닫았다. 세워놓은 계획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상황에 우울감이 나를 좀 먹고 있었다. 이 지독한 전염병은 우리의 일자리 그리고 일상을 죽이고 있었다.

  자포자기하던 나는 오랜 방황 끝에 집구석 생활에 적응하며 plan B를 세우고 실천 중이다. 점차 사람들도 코로나19 장기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에 답답함을 호소하던 시민들은 이를 일상으로 받아들였고, 나아가 내가 아닌 타인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하고 있다.

  문득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본 대사가 떠올랐다.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죽어가는 지구를 대신할 새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떠나는 이의 대사였다. 당연하게 누리던 일상은 사라졌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천천히 답을 찾아가고 있다. 물론, 나의 야심 찬 휴학계획은 틀어졌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고 조금만 더 힘내보기로 하자.

 

  적게는 고등학교 3년, 어쩌면 그 이상을 오로지 대입에 몰두한 끝에 맞이한 ‘합격을 축하드리며…’라는 문구. 그때의 기쁨도 잠시 준비한 것들이 무색하게 사이버 강의를 듣게 되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개강이 여러 차례 연기되고 대학 시스템을 처음 경험한 나는 전혀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채 1학기를 보냈다. 가장 불안한 것은 아직도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채로 2학기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첫 개강 연기 소식을 접한 후, 시간이 지날수록 수업에 대한 기대치가 확연히 낮아졌다. 1주차 강의가 올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료한 일상도 한순간이었다. 에브리타임 새내기 게시판에서 기초공학수학의 보강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업로드된 강의를 확인하고 과제를 하고 나니, 내가 뭘 모르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커졌다.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동기도 없고 온라인 수업 환경은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에타에는 11:59분 마감에 제출해야 할 과제를 서버가 다운돼서 늦게 냈다든지, 새내기 중에서는 출석반영 비율이 없어 강의를 끝까지 시청하지 않아 F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탓에 불안함은 점차 커졌다.

  2학기를 앞둔 지금, 불안을 없앨 방법은 학교의 적극적인 행동이다. 등록금에 관해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신입생의 경우, 여전히 학교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학교 운영을 해야 한다.

  학교 구성원 모두 적응 기간을 겪고 각자 위치에 따른 반응을 보였다. 8학기를 기대했지만 시간을 허비한 것 같다는 마음에 앞으로 남은 7학기가 막막하다. 이런 심정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곳도 없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블루는 기본 옵션이다. 2학기를 기다리며 이제는 정신적으로 불안하지 않았으면 싶다.

 

  안녕하세요. 저는 국어국문학과 20학번 새내기 전하진이라고 합니다. 저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숭실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학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부 비대면 강의로 시행됐습니다. 이번 1학기는 너무 아쉽고,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대학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저에게는 너무 낯설었습니다. 숭실대학교의 선배님들 또한 처음 대학에 입학하셨을 때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게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학교에 나와 서서히 모든 것들에 적응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시기에 맞물린 새내기로서는, 아직 모든 것들이 낯설기만 하고,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우선 꿈꿔왔던 캠퍼스 생활의 부재가 너무 아쉽습니다. 숭실대학교에서 하는 공부, 만나는 사람들, 시스템, 온라인 수업 등 모든 것이 너무 낯설기만 한데, 한 학기가 이미 지나버렸습니다. 아직도 건물이 뭐가 뭔지 모르겠고, 근방 상권에 어떤 맛집이 있는지 알지도 못할뿐더러, 동기들의 얼굴과 이름이 아직도 매치가 안 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만, 다행히 저희 과에는 고마운 친구들이 여럿 있습니다. 동기끼리 더 친해지도록 가끔 동기들을 모으는 친구도 있고, 20학번이 만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힘써주시는 선배님도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수업 중 조별 과제, 오프라인으로 시험을 봐야 하던 과목들 또는 직접 종이로 내야 하던 몇몇 과제들로 인해 당시엔 귀찮았지만, 단절됐던 이번 학기의 저를 좀 더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렇게라도, 덕분에 학교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게 이번 학기 가장 크고 새로운 행복이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것이 새롭고 2학기의 비대면 수업은 아쉽지만, 일상 속에서 주변 사람들과의 소소한 만남을 기대합니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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